[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전도연이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에서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고밀도 감성 연기로 60분을 쥐락펴락했다.
전도연은 '인간실격'에서 인생의 내리막길 위에서 실패한 자신과 마주하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부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인간실격' 5회에서 전도연은 강재(류준열)를 향한 떨리는 관심과 남편 정수(박병은)에 대한 공감 없는 무심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안방극장을 몰입시켰다.
극중 부정(전도연)은 남편 정수를 외면하고는 웨딩홀에서 우연히 마주친 후 금세 자취를 감춘 강재를 애타게 찾아 나섰다. 강재가 들고 있던 풍선을 쫓아 이리저리 헤매던 부정은 강재가 아닌 민정(손나은)이 풍선을 장식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마치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 듯 그 자리에 멈춰서버렸다. 한참을 멍하니 있던 부정은 두리번거리는 정수를 목격했고 자신도 모르게 정수를 피해 자판기 뒤로 몸을 숨겼던 터. 정수가 지나쳐가자 숨을 내고르던 부정은 눈앞에서 자신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강재의 모습에 깜짝 놀라 흔들리는 눈빛을 드리웠다.
부정과 강재는 복잡한 표정으로 서로를 한참 바라봤고, 남편인데 왜 숨었냐는 강재의 질문에 부정이 답하지 않자, 강재는 순간 부정의 손을 끌어당겨 흡연실 안으로 밀어 넣고는 자신도 숨었다. 부정은 불투명한 유리 너머 남편 정수가 회사 후배와 자신에 관해 떠드는 것을 듣고 난감해했고 부정에 대한 말이 나올 때마다 강재는 부정에게 눈길을 멈췄다. 역할대행을 한다는 강재 일행에 대한 정수의 이야기에 부정은 강재의 직업을 알게 된 듯 유심히 쳐다봤고 강재는 묘한 얼굴을 지어보였다. 정수가 떠나자 부정은 강재에게 남편이 쓸데없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사과했고 "손수건 찾아갔어요? 별일 없죠?"라고 넌지시 물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부정은 고생했다는 정수에게 "갑자기 왜 안 하던 소리를 하고 그래? 징그럽게"라면서 "나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라며 쏘아붙였고, 아침부터 괜히 엄마 때문에 뛰어다녀서 미안하다는 말에도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 온 후 정수의 핸드폰 밑에 있던 강재의 역할대행 명함을 본 부정은 자신의 은신처 같은 작은 방에서 명함에 적힌 번호가 핸드폰에 저장된 강재의 번호와 같다는 사실에 실망감도 배신감도 아닌 묘한 감정을 내비쳤다.
그런가 하면 부정은 아란(박지영)에게서 '결혼 10주년 서진섭, 정아란!! 밝힐 수 없는 가족사...아이도 있다는데...'라는 SNS게시물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너니?"라고 묻는 문자가 와있자 복잡해했다. 이내 'cafe-hallelujah'라는 카톡 프로필을 열어 '오랜만입니다. 혹시 저를 기억하고 계신지'라고 글을 보내는 부정과 동시에 죽은 정우(나현우)의 핸드폰 카톡창에서 부정의 프로필을 확인한 강재의 모습이 긴장감을 높였다. 이어 '기억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보내는 강재와, 답을 받고 미동조차 없는 부정이 죽은 정우와 어떤 관계인지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이와 관련 전도연은 강재와 정수 사이를 오가는 극단적인 감정의 변주를 완벽하게 이뤄내며 60분 간 시청자들을 오롯이 집중시켰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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