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초보자의 실수일까, 의도적인 기행일까.
종합격투기 스타 코너 맥그리거가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맥그리거는 22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시카고 컵스전의 시구자로 초청됐다. 지난 7월 더스틴 포이리에에 패하는 과정에서 골절상을 한 맥그리거는 후유증으로 목발을 짚었으나, 정장 차림과 구두를 신고 득의양양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맥그리거는 패트릭 위즈덤을 앉혀놓고 가볍게 어깨를 푼 뒤 왼손으로 공을 뿌렸다. 그러나 그의 손을 떠난 공은 위즈덤의 글러브가 아닌 오른쪽 백네트로 날아갔다. 마치 홈플레이트가 아닌 캐치볼을 시도하는 것처럼 공은 터무니 없는 곳으로 향했다. 맥그리거가 머쓱해하는 사이, 위즈덤이 백네트를 맞고 데굴데굴 뒤로 구르는 공을 쫓아간 것은 덤이다.
미국의 투구 분석가 롭 프리드먼은 자신이 업데이트하는 트위터 채널 '피칭 닌자'에 맥그리거의 시구 영상을 올렸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으나, 대부분이 조롱이었다. 팬들은 댓글을 통해 '사상 최악의 시구', '투구는 쉬운 일이 아냐', '이렇게 던질 수도 있나', '내가 다 부끄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팬은 '50센트가 최악의 시구자 오명을 벗었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2014년 5월 뉴욕 메츠 시구자로 선정돼 시티필드에 섰던 래퍼 50센트(본명 커티스 존슨)가 한껏 폼을 잡은 채 공을 뿌렸으나, 홈플레이트에서 한참 벗어난 1루 주루 선상에 공을 던져놓고 어이없는 듯 웃음을 지었던 장면을 떠올린 것.
아일랜드 출신인 맥그리거는 종합격투기 슈퍼스타다. UFC에서 페더급과 라이트급에서 각각 챔피언에 올랐고, 매 경기 화려한 실력 뿐만 아니라 입담, 기행으로 팬들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리는 선수이기도 하다. 야심차게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야구장에 찾아 시구자로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기행 일지에 또 다른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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