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팀이 승리해 프로 데뷔 7년 만에 터뜨린 첫 그랜드 슬램이 빛을 바라진 않았다.
먼저 구름 위를 걸었다. 김태진은 26일 광주 SSG전에서 2-0으로 앞선 5회 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가빌리오의 2구 133km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만루포를 폭발시켰다.
하지만 6-0으로 앞선 6회 초 '지옥'을 맛봤다. 두 차례 실책이 나오고 말았다. 선두 최주환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3루수 김태진이 2루 쪽으로 수비 포지션을 옮겨 시프트를 가동했는데 워낙 코스가 좋았던 타구를 잘 잡긴 했지만 1루로 던진 공이 악송구가 되면서 첫 번째 실책을 범했다. 결국 1사 2루 상황에서 멩덴이 박성한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김태진의 실책으로 출루한 최주환이 홈을 밟았다.
이후 상대가 2점차까지 좁힌 상황에서 김태진은 다시 한 번 실책을 범했다. 2사 1, 2루 상황에서 최 항의 3루 땅볼을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고 말았다. 결국 2루 주자 추신수의 득점을 허용하면서 점수차가 1점까지 좁혀졌다.
다행히 KIA는 장현식을 올려 6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더 이상 추가실점하지 않고 6-5로 리드를 잡은 상태에서 마칠 수 있었다. 이후 장현식이 8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버텨냈고, 정해영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KIA가 6대5로 신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김태진은 생애 첫 만루포의 감격에 대해 "처음 친거라 어떨떨하다. 사실 홈런도 오랜만에 나왔다. 트레이드 되기 전 (문)경찬이 형에게 홈럼을 친 이후 처음이었다.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안타를 치려고 생각을 많이 했었다. 지표상으로 내가 만루에서 강한 타자더라. 그래서 누상에 주자가 없다고 생각하고 안타치자는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홈런을 직감하진 못했다. 타구가 기둥까지 가서야 홈런인 걸 알았다"고 말했다.
2실책에 대해선 "나 때문에 경기가 넘어가는 줄 알았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인 김태진은 "첫 번째 실책 이후 계속 긴장한 상태에서 3루 수비를 했는데 또 실책이 나오고 말았다. 다행히 투수들이 잘 막아줬다. 내가 너무 널뛰었다"고 말했다.
2019년 첫 풀타임 이후 올해 다시 풀타임 야수로 뛰고 있다. 2019년에는 내외야를 번갈아가며 123경기에 출전했고, 올 시즌에는 주전 3루수로 90경기에 출전 중이다. 김태진은 "계속해서 경기를 나가는 것이 나에게 플러스가 되는 것이다. 많이 경험하면ㅅ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매 경기 행복하다"며 "2019년보다 좋아진 건 안타와 볼넷 생산 능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태진은 사실 내야 송구에 대한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올해 16개 실책 중 악송구도 많았다. 김태진이 '핫 코너'에서 버틸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생각의 전환이었다. "수비는 아직 부족한데 그래도 과거보다는 수비 상황이 잘 읽혀진다. 사실 송구는 너무 정확히만 던지려다 보니 악송구가 많았던 것 같다. 지금은 어차피 송구가 좋지 않기 때문에 세게 던지기만 하자는 생각으로 바꿨다. 내려놓았다."
김태진이 이번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2019년보다 더 나은 기록을 내야 한다. 그는 "2019년보다 기록이 올라가는 것이 남은 목표다. 그 시즌 풀타임을 뛰었고. 수치가 나와있으니 홈런 제외한 기록들을 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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