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세계랭킹 7위 이민지(25·하나금융그룹)가 한국 팬들 앞에서 수준 높은 경기를 선보였다.
이민지는 3일 스폰서 대회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3차에 걸친 치열한 연장승부 끝에 루키 송가은(21)에게 패하며 생애 첫 KLPGA 투어 우승을 아쉽게 놓쳤다.
비록 우승은 따내지 못했지만,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서의 품격은 지켰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승부처 때마다 터진 롱 퍼팅이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힘이 됐다.
그린 플레이 때 늘 뒷주머니에서 야디지 북을 꺼내 세심하게 살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난 2일 18번홀(파5) 24m 롱퍼트를 앞두고도 야디지 북을 한참 들여다봤다. 수 차례 그린을 오가며 야디지북을 연구한 이민지는 과감한 스트로크로 멋진 버디를 성공시켰다.
최종라운드에서도 11번홀(파4) 11.4m짜리 롱 퍼트를 홀 컵에 떨어뜨렸다. 야디지북을 활용해 그린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과감하게 실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민지는 "최대한 홀에 가까이 붙여 파 세이브를 하려던 게 버디가 됐다. 행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야디지 북에 경사나 브레이크를 표시해두기 때문에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의 야디지 북에는 어떤 정보가 담겨 있을까? 궁금해 하자 그는 "별 것 없다. 되게 심플하다"고 말했다.
대회 관계자가 양해를 구해 살펴본 이민지의 야디지 북은 실제 심플했다고 한다.
그의 야디지 북에는 그린을 조금 더 세밀하게 그려 놓았다. 거리와 볼이 흐르는 방향을 표기한 커다란 지도가 하나 있고, 그 아래 브레이크와 그린 스피드 등을 표기한 정밀 지도가 붙어 있다.
이민지는 그린 입구에서 핀까지 거리와 브레이크 등을 표시해 두고 그린을 공략할 때와 퍼팅 할 때 참고한다. 페어웨이에서 핀을 공략할 때 간혹 핀 위치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린 뒤 중계타워나 천막 등 구조물을 별도로 그려 두기도 한다.
그는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브레이크 등을 표시해 둔다. 페어웨이에는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이 페어웨이에 치지 말아야 할 곳 등을 표시하는 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야디지 북은 미터와 야드로 표기된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호주 교포인 이민지는 미터로 표시된 야디지 북을 사용한다.
늘 한결 같은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는 이민지. 세계적 선수로 LPGA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비결 중 하나는 주머니 속 야디지 북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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