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 서울 베테랑 수비수 고광민(33)이 서울 안익수 감독(56) 앞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 무슨 사연일까.
고광민은 부상으로 인해 한달 넘게 재활에 임하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 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33라운드를 통해 기다리던 복귀전을 치렀다.
고광민은 팔로세비치(서울)와 정치인(대구)의 골로 1-1 팽팽하던 후반 37분, 윤종규와 교체돼 들어갔다. 장신 공격수 가브리엘과 함께 안 감독이 꺼낸 회심의 카드였다.
하지만 고광민은 투입 7분만인 후반 44분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다이렉트 퇴장을 받았다. 주심이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온필드리뷰를 가동한 결과, 고광민 발바닥이 대구 수비수 황순민의 발목에 닿는 장면을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퇴장성 파울이라고 판단한 모양.
이로 인해 숫적 열세에 놓인 서울은 순식간에 반전의 동력을 잃었다. 이후 추가시간이 다 끝날 때까지 내내 수비만 하다 경기를 끝마쳤다. 승점 1점을 사수한 것이 다행으로 여겨질 법한 상황이었다.
2011년 서울에서 데뷔해 공익 생활을 빼면 줄곧 서울에서만 뛴 '원클럽맨' 고광민은 팀의 계획을 망쳤다는 생각 때문인지 경기 후 터널 근처를 서성였다. 안 감독이 다가오자 고광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죄송해요'.
안 감독은 '괜찮아'라고 말하며 토닥여줬다고 한다. 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고)광민이가 저를 미안하게 했다. 퇴장당한 뒤 거기 서있더라. 죄송하다고"라고 경기 후 고광민 사이에서 벌어진 대화를 일부 소개했다.
팔로세비치가 '교체투입 후 교체아웃'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안 감독은 고광민의 퇴장 역시 '비일비재한 일'이라며 웃어넘겼다. "부상에서 완쾌돼서 경기 경험도 많지 않고, 선배 입장에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며 의욕이 넘쳤던 것 같다"며 "광민이가 앞으로는 더 좋은 생각으로 선배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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