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대회 좀 열게 해주세요."
코로나19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대회 개최 기피 현상으로 인한 아마추어 체육계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체육계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국내 대회 개최를 꺼리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5일 체육게에 따르면 매년 국내 각 지방에서 열리던 계절별 연맹전, 회장기 등 대회가 코로나19가 엄습한 지난해부터 2년째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회가 예정됐다가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거나, 정부의 방역지침이 강화되면 갑자기 연기되는 일은 이제 일상화 됐다는 것. 특히 배드민턴, 탁구 등 실내 종목의 경우 닫힌 공간(체육관)에서 열린다는 이유로 애로가 더 크다.
아마 종목 특성상 대회 개최에는 관할 지자체의 허락이 절대적인 상황.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다수가 모이는 대회 개최를 꺼리고 있다.
'선제적인 예방' 원칙에 충실하려는 지자체의 입장을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위드코로나'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무작정 '대회는 막아놓고 보자'는 식의 인식이 능사가 아니라는 게 체육계의 호소다. 얻는 것보다 잃은 게 더 많다는 것이다.
체육계는 국내 대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달라는 입장이다. 국가대표를 포함한 엘리트 선수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여느 지침보다 훨씬 엄격한 방역체계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경남 밀양, 경북 김천, 충북 제천, 전남 화순, 해남, 전북 정읍 등 전국 각지를 돌며 각종 대회를 가졌지만 대회 개최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엄격한 출입통제, 수시 소독 등으로 대회장이 외부보다 안전하다"는 게 체육계의 설명이다.
대회 기피로 인한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우선 지역경제 침체다. 지자체들이 대회를 유치하는 주된 목적은 지역경제 활성화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인해 방문객 발길이 끊겨 신음하고 있는 지역의 영세 자영업자들은 대회마저 사라지면서 영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배드민턴의 대학·실업 대회만 놓고 볼 때 1번 개최하면 선수단, 대회 관계자 등 방문자가 1000여명에 이른다. 1주일여 대회 기간 동안 체육관 주변 숙소·음식점을 이용한다. 이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는 지역 경제계에는 대회 개최가 '오아시스'같은 존재지만 대회 기피로 인해 더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진학·취업 전선에도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엘리트 선수들의 상급 학교 진학에는 대회 실적이 수능시험 점수와 똑같다. 한데 실적을 입증할 대회는 자꾸 줄어드고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기회가 줄어들어서, 스카우트하는 학교는 선수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해서 막막하기만 하다. 실업팀 선수도 마찬가지다. 매년 연봉 책정의 기준이 대회 실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엘리트 체육 수준이 저하되는 것 역시 피할 수 없다.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한국 스포츠 실정상 지방 스포츠 시설에서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죽어가는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지자체들이 대회 개최를 허락하는데 유연성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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