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어엿한 투수가 돼간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LG 트윈스 백승현얘기다.
백승현은 빠른 공을 뿌리는 내야수로 유명했다. 지난해 호주리그에서 투수가 없어서 마운드에 올랐다가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려 화제를 낳았던 백승현은 원래 오지환의 뒤를 잇는 유격수 유망주에서 결국은 투수로 야구 인생을 다시 설계했다.
6월에 처음으로 투수란에 1군 등록을 한 백승현은 6월 5일 KIA 타이거즈전서 1이닝 무안타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으로 투수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던 백승현은 9월 23일 다시 콜업됐고, 이후 1군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콜업 당시 LG 류지현 감독은 "추격조가 필요한 상황이라 경쟁력이 있는지 보겠다"라고 했고 꾸준히 추격조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백승현은 6일 잠실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예상외의 시점에서 등판했다. 보통 점수차가 벌어졌을 때 나왔던 백승현인데 이날은 굉장히 중요한 상황에서 나온 것.
0-1로 뒤진 2회초 2사 만루서 선발 이우찬에 이어 등판했다. 추가점을 내줄 경우 경기 흐름이 완전히 SSG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위기였다.
백승현이 만날 첫 타자는 4번 남태혁이었다. 백승현은 남태혁에게 직구가 아닌 슬라이더만 5개 연속 뿌려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위기에서 탈출했다.
3회초에도 나온 백승현은 최고 150㎞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로 최주환과 김강민을 연속 범타처리한 뒤 7번 박성한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도루 시도를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박성한은 투수로 전향한지 얼마되지 않은 백승현의 허를 찌르려 2루 도루를 감행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1⅓이닝을 무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막고 4회초 앤드류 수아레즈에게 바통을 넘겼다.
류 감독은 경기 후 "2회초 만루 위기에서 이닝을 마무리한 백승현과 5회초 병살로 위기를 넘기는 호수비를 보여준 오지환 두 선수가 MVP다"라고 말했다. 2회와 5회의 위기를 넘긴 것이 경기 흐름에 큰 포인트라고 봤던 것이다.
강력한 마운드를 보유한 LG에 또 한명의 투수가 자라고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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