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단순히 시청률 만으로 프로그램의 인기를 판가름 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이제 시청률 20%, 30%로 전국민적인 인기를 가늠하는 예능의 시대는 저물었다. '1박2일'이나 '무한도전' 같은 예능이 다시 나오기는 힘든 구조가 됐다. 대신 얼마나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느냐가 프로그램 성공의 척도가 된 상황이다. 이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최근 방영되고 있는 Mnet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와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다.
'스우파'의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한 '스우파'의 수도권 평균 시청률 3.5%였다. 순간 최고 시청률 4.2%로 '대박' 시청률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스우파'는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굿데이터에서 발표한 10월 1주차 비드라마 화제성 1위에서도 6주 연속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1위부터 9위까지 휩쓸었다.
또 CJ ENM이 발표한 9월 5주(9월 27일~10월 3일) 콘텐츠 영향력 지수에 따르면 '스우파'는 361.7점으로 예능 뿐 아니라 드라마까지 포함해 1위에 올랐다. 8월 4주부터 6주 연속이다.
엠넷 공식 유튜브 채널의 '스우파' 맨오브우먼 미션 홀리뱅 영상은 단일 영상이 무려 324만뷰(14일 오후 2시 기준)를 기록중이다. '스우파' 관련 영상누적 죄회수는 2억회를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이같은 반향은 각종 SNS에서 고스란히 느낄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스우파' 해시태그 게시물이 4만개가 넘어섰다.
'스우파'는 여자 댄스 크루 8팀이 출연해 최고의 댄스 크루가 되기 위해 자존신을 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지난 8월 24일 첫 방송했다. 이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크루 멤버들은 가수보다 더 유명한 댄서가 됐다.
'골때녀'는 스포츠팬들을 방불케하는 팬덤을 만들어냈다. 각 팀이 정체성을 확실히 가져간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2002년 월드컵 주역들이 각 팀의 감독을 맡으면서 향수까지 불러일으켰고 실제 축구 전술로 축구팬들까지 사로잡았다. 부족한 실력은 친근감을 들게 했고 출연자들의 진심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팬덤'은 점점 커졌다. '골때녀'는 시청률도 높다. 지난 13일 방송에서 가구 시청률 7.1%(수도권 기준), 2049 타깃 시청률 3.1%를 기록했다. 특히, FC 개벤져스 선발 경기에 참여한 심진화가 페널티킥 골을 기록하는 순간에서 최고 분당 시청률이 무려 9.3%까지 올랐다. 방송 전후 멤버들은 꾸준히 SNS를 통해 의욕을 다지고 팀 홍보를 하고 여기에 팬들의 응원도 직접적으로 따라 붙기 때문에 방송 후 반향도 만만치 않다.때문에 역시 굿데이터 비드라마 화제성에서 SBS 프로그램으로는 유일하게 9위에 자리잡고 있다.
이를 눈치챈 SBS 측도 시즌1 마지막 방송에 SBS 사장이 직접 등판해 우승팀 시상을 하고 발빠르게 시즌2 제작을 발표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례적으로 우승팀 상금으로 1000만원을 지급해 출연자들까지 놀라게 했다. tvN '식스센스'나 E채널 '노는 언니' 등도 단순히 시청률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인 구석들이 있다.
이제 '시청자가 프로그램의 주인'이라는 단순한 말로 방송을 평가할 수 없다. 시청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팬덤'이 어떤 방식으로 발현되는지 좀 더 다각도로 분석하고 인기 척도를 평가해야할 시기가 온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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