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은 어떤 질병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병이다. 그만큼 위험인자가 잘 알려져 있고, 또 이를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혈성 심장병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혈액 흐름에 문제가 발생해 심장에 적절한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병이다. 전두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도로에 갑자기 산사태가 나 교통이 마비된 것이 급성 심근경색증이라면, 도로가 오래돼 8차선 도로의 기능이 2차선으로 천천히 줄어들어 교통흐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협심증"이라고 설명한다.
심장에 공급되는 혈액 부족하면 발생
심장은 하루 10만 번 정도 쉬지 않고 수축하며 700ℓ의 혈액을 순환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심장이 필요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허혈성 심장병이라고 한다.
허혈성 심장병은 크게 협심증과 급성 심근경색증 두 가지로 나눈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진행되면서 혈관이 좁아져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돼 가슴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증은 혈관이 완전히 막힌 상태다. 협심증이 혈관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혈액 흐름에 장애가 발생하는 만성질환인 반면, 급성 심근경색증은 혈전에 의해 갑자기 혈관이 막히는 급성질환이다. 돌연사의 80%는 급성 심근경색증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전두수 교수는 "허혈성 심장병은 사망 원인 세계 1위, 국내 2위의 심각한 질환"이라며 "1년 전부터 증상이 천천히 발현했다면 상대적으로 천천히 검사하고 치료를 해도 되지만, 평소에 없던 증상이 갑자기, 예를 들어 1시간 전에 발병했다면 신속하게 치료해야 하는 긴급한 상태다. 증상에 따라 적절한 대응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혈성 심장병은 가슴 부위의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가슴 통증이 목이나 턱, 어깨, 등과 같은 부위로 번질 수 있고 식은땀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통증이 나타난 뒤 갑작스럽게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만큼 평소 고지혈증,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증상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가슴 통증은 의외로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발생하지만, 모든 가슴 통증이 심장질환에 의한 것은 아니다. 도로가 정상이더라도 눈, 비가 와 교통흐름에 일시적으로 장애가 있는 것처럼 살다 보면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가슴 통증을 흔하게 경험한다. 숨을 깊게 쉴 때 나타나는 찌르는 듯한 가슴 통증은 치료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 호전된다. 만성 허혈성 심장병인 협심증에 의한 가슴 통증은 환자들의 표현에 의하면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불쾌한 느낌의 통증'이 심장에 부담을 줄 정도의 일이나 운동을 하면 발생하고 적당히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때는 심장내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반면 급성 허혈성 심장병인 급성 심근경색증은 '죽음의 공포를 느낄 정도의 심한 통증'이 일이나 운동과 관계없이 발생하고 5~10분 이상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식은땀을 동반한다. 이때는 지체없이 병원 응급실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흡연·가족력 등 위험인자 관리 중요
허혈성 심장병이 의심될 경우 기본적인 혈액검사, 가슴 X-ray 사진, 심전도 외에 운동부하 심전도검사를 시행한다. 운동부하 심전도검사는 자동차 정기검사 시 시행하는 엔진부하검사와 비슷하다. 최근에는 관상동맥에 대한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관상동맥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혈관 상태가 심하게 나쁜 경우 경피적 시술 또는 수술을 통해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허혈성 심장병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운동 부족, 비만 등이다. 따라서 금연과 적당한 운동, 혈압과 혈당조절, 콜레스테롤 관리, 체중 조절 등이 중요하다. 평소 정기 검진을 받으면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증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검사 결과 따라 전문의와 치료 계획을 상의한다. 대부분의 협심증은 생활습관 조절, 약물치료, 관상동맥중재술을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전두수 교수는 "허혈성 심장병은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높은 발병률을 보이긴 하지만, 남성이 8차선 도로라고 하면 여성의 경우 6차선 도로로 문제가 발생하면 폐경기 이후 급속히 악화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해 70~80대가 되면 오히려 남성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며 "만약 당뇨병이나 흡연, 가족력 등과 같은 위험인자가 있다면 생애전환 건강검진 시 한 번 정도는 관상동맥 CT를 찍어보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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