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역대급 순위 싸움은 여러 가지를 바꿔놓았다.
이맘때쯤 들려오던 '매직넘버'라는 단어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 정규시즌 1위 팀이나 5강 마지노선에 걸친 5위 중 누구도 '몇 승 이상이면 확정'이라는 시선을 찾을 수 없다. 리그 중단과 올림픽 휴식기 변수 속에 연장 없이 무승부를 치르기로 하면서 1승을 위한 투수 소모전도 심해졌다. 3점차 이내 리드 상황을 지키고 '1승'을 결정 지을 마무리 투수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세이브 기록도 풍년이다. 17일 현재 30세이브를 돌파한 투수는 '돌부처' 오승환(삼성·42세이브)을 비롯해 김원중(롯데·32세이브), 김재윤(KT·30세이브) 3명이다. 하지만 이들 외에도 고우석(LG)과 정해영(KIA·이상 28세이브)도 30세이브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프로 5년차인 고우석은 2019시즌(35세이브)에 이은 생애 두 번째, 2년차 정해영은 생애 첫 30세이브를 바라보고 있다. LG와 KIA의 남은 경기 수를 감안하면 두 선수 모두 30세이브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한 시즌에 5명의 30세이브 투수가 나온 시즌은 딱 한 번 뿐이었다. 2012년 오승환(삼성·37세이브)과 스캇 프록터(두산·35세이브), 김사율(롯데·34세이브), 손승락(넥센·33세이브), 정우람(SK·30세이브)이 이름을 올렸다. 30세이브 투수 4명이 나온 것도 오승환(삼성·47세이브), 박준수(현대), 정재훈(두산·이상 38세이브), 구대성(한화·37세이브)이 활약한 2006시즌 한 차례 뿐이었다. 두 기록 뿐만 아니라 올해도 꼭지점에 오승환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이채롭다.
2점대 초중반의 평균자책점과 1.2 이하의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를 '안정적 마무리 투수'의 기준으로 볼 때 좀 더 우위에 있었던 시즌은 2012년이었다. 당시 37세이브로 부문 1위에 올랐던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1.94, WHIP는 0.83에 불과했다. 오승환 외에도 프록터(평균자책점 1.79·WHIP 1.16), 정우람(평균자책점 2.20·WHIP 0.86)이 끝판왕급 마무리로 군림했다. 올 시즌에는 오승환이 평균자책점 2.03에 WHIP 1.16으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우석(평균자책점 2.20·WHIP 1.16)과 정해영(평균자책점 2.47·WHIP 1.20)은 김원중(평균자책점 3.90·WHIP 1.27)과 김재윤(평균자책점 2.73·WHIP 1.33)보다 세이브 숫자는 적지만, 활약 면에선 좀 더 안정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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