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현대가 형제'는 K리그 최고의 라이벌로 자리잡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지만 두 팀은 명불허전이었다. 긴장감은 늘 하늘을 찌르고, 명승부로 팬들을 쥐락펴락한다. 희비 또한 짜릿했다. 적어도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K리그에서 전북은 1인자, 울산은 2인자였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듯, 올시즌 그 구도가 무너졌다. 울산만 만나면 회심의 미소를 지었던 전북이 '언더독'으로 전락했다.
전북으로선 17일 울산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외나무 승부는 두고두고 아쉬움 남는 일전이었다. 울산이 먼저 포문을 열면, 전북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양상이 두 차례나 이어졌다.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급한 쪽은 울산이었다. '전북 악몽'이 떠오를 수 있는 흐름으로 흘렀다.
그러나 전북 지존의 방정식은 더 이상 재연되지 않았다. 결정적 기회는 전북에 먼저 찾아왔다. 연장 전반 7분이었다. 김진수의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헤더로 응수했지만 골대를 맞았고, 쇄도하던 일류첸코도 볼을 살짝 지나쳤다.
'기회 뒤 위기'라고 했다. 울산은 4분 후 이동경의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포로 대세를 갈랐고, 전북의 아시아 정상 꿈도 산산이 무너졌다.
FA컵에서 조기 탈락한 전북은 내심 ACL과 K리그, 2관왕을 노렸지만 ACL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많은 팬들이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승리하지 못해 죄송하다. 우리 선수들이 120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따라잡기 위해서 많은 땀을 흘렸는데, 그 땀이 헛된 것 같아 감독으로 죄송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구스타보의 헤딩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행운이 우리 팀에 따르지 못한 것 같다"고 곱씹었다.
올 시즌 전북에 허락된 무대는 이제 K리그 뿐이다. K리그 5연패에 도전장을 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번에도 울산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전북은 현재 K리그에서 울산(승점 64)에 승점 1점 뒤져 2위(승점 63)에 자리해 있다.
두 팀 모두 6경기가 남았다. 한 차례의 마지막 정면충돌도 기다리고 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ACL에서 승리하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전북과의 남은 한 경기를 맞이할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더 이상 눈을 돌릴 곳이 없는 전북은 K리그를 통해 설욕을 벼르고 있다. 김 감독은 "전북은 항상 트로피를 많이 들어 올렸고,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진 경험도 많이 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이 있으니 하루 이틀 쉬면서 ACL 경기 패배를 지울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며 또 다른 내일을 기약했다.
전북과 울산은 올해 리그와 ACL에서 네 차례 만났다. 울산이 2승2무로 절대 우세하다. 분위기 전환이 급선무인 전북은 K리그를 통해 마지막 반전, 명예회복을 꿈꾸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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