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농구가 너무 재밌다. 너무 즐겁다."
한 마디로 '미친' 초반 행보다. 이대로 간다면, 김시래가 서울 삼성의 새로운 간판스타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삼성은 시즌 전 전문가들에 최하위 후보로 꼽혔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큰 전력 보강이 없었고, 몇 시즌째 패배 의식에 젖은 자신감 없는 농구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즌 전 코로나19 폭탄까지 맞았다. 6주 이상 운동을 쉬었고, 컵대회도 치르지 못했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삼성의 시즌 초반은 기대 이상이다. 18일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전 승리 포함, 개막 후 5경기를 3승2패로 마쳤다. 3경기 승리를 보면, 이전까지의 삼성이 아니다. 삼성은 경기를 잘 풀다가도 4쿼터 승부처에서 늘 무너졌다. 경기를 풀어줄 확실한 리더가 없었기 때문이다. 폭탄 돌리듯 서로 공을 미루다 허무하게 공격권을 날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삼성은 무너지지 않는다. 김시래 때문이다. 올스타 포인트가드 김시래는 지난 시즌 막판 트레이드를 통해 창원 LG를 떠나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도 있었고,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자신을 제대로 보여주기 힘들었다. 그렇게 맞이한 새 시즌. 김시래는 물 만난 고기처럼 날아다니고 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명 가드 출신. 그런 이 감독에게 김시래가 찾아왔다. 이 감독은 비시즌 삼성을 김시래 중심의 팀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 삼성의 모든 공격은 김시래부터 시작한다. 2대2 플레이에서 김시래와 완벽한 호흡을 과시하는 아이제아 힉스 뿐 아니라 외곽에 임동섭, 장민국과 골밑 이원석 등에게 정확한 어시스트가 계속해서 배달된다.
선수 입장에서 자신에게 모든 포커스가 맞춰지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김시래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 김시래는 그 어떤 시즌보다 코트에서 즐거워 보인다는 말에 "농구가 너무 재밌다. 팀이 하나가 되는 모습에 너무 즐겁다"고 말하며 "지는 경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팀 분위기가 지금처럼만 유지되면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팀은 시즌을 치르며 더 좋아질 걸로 생각된다"고 했다.
김시래는 이어 "감독님께 감사하다. 비시즌부터 나에게 포커스를 많이 맞춰주셨다. 잘해야 겠다는 생각,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즌에 들어왔다"고 하며 "현대모비스전도 경기 막판 쥐가 나는 등 힘들었다. 그래도 내가 마지막에 나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나 아닌 다른 선수들이 마무리를 잘해줬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김시래는 현대모비스전에서 어시스트를 무려 14개나 기록했다. 개막 후 5경기 평균 9.4개로 이 부문 압도적 1위. 2위 현대모비스 서명진이 6.6개인 걸 감안하면 큰 차이다. 이 페이스라면 어시스트 타이틀은 김시래의 독주 체제가 될 수 있다.
김시래는 이에 대해 "빅맨들이 내가 패스를 잘 줄 수 있게 스크린, 롤 플레이를 정말 열심히 해준다. 난 수비가 오면 공을 내주는 것밖에 없는데 선수들이 마무리를 잘해주니 어시스트 기록이 올라간다. 외곽 선수들도 내가 2대2 공격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공간을 잘 만들어준다.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 내 어시스트는 동료들이 판을 깔아줘 나올 수 있다. 기분이 너무 좋다. 앞으로도 팀원들을 골고루 살려줄 수 있게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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