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대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가를 알 수 있었던 장면이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극적 무승부의 주역인 이대호(39)를 향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대호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13-15로 뒤지던 8회말 2사1루에서 동점을 만드는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이대호는 팀이 8-14로 뒤지던 7회말 지시완의 대타로 나서 첫 타석 땅볼에 그쳤지만, 두 번째 타석에선 극적인 동점포를 날리면서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서튼 감독은 24일 한화전을 앞두고 "이대호가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를 돌아보면 어제와 같은 장면은 숱하게 있어왔던 일"이라면서도 "선발 출전하지 않았고 어려운 상황에서 팀이 경기를 치르는 와중에 교체로 나서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대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가를 알 수 있었던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그아웃의 모두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대호 역시 벤치로 돌아온 뒤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고 돌아봤다.
롯데는 선발 이승헌이 단 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고, 김도규가 만루 홈런을 내주는 등 한때 2-11까지 크게 뒤졌다. 그러나 한화 선발 라이언 카펜터가 흔들리는 틈을 타 4득점 빅이닝으로 추격 발판을 마련했고, 7~8회에만 무려 9점을 뽑아내는 놀라운 타격력을 선보이면서 기어이 15대15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 2004년 5월 5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한화-KIA전 이후 KBO리그 역대 두 번째 15대15 무승부 경기다.
서튼 감독은 "우리는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22일 한화전부터 플레이오프와 같은 긴장감으로 임하려 했다. 이승헌의 제구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고 한화 타선이 강한 타구를 계속 만들어내 일찌감치 교체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무승부를 두고는 "회복 탄력성이 뛰어났던 경기다. 역경과 시련이 있을 때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도약하려는 마음의 근력이 좋았다. 우리 팀은 구부러지긴 했지만, 부러지지 않고 결국 다시 회복됐다"고 평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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