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4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1-2로 뒤지던 6회초 2사 3루에서 댄 스트레일리를 교체했다. 직전 타석에서 한화 에르난 페레즈에게 펜스 직격 3루타를 내준 스트레일리는 하위 타선 상대를 앞두고 있었다.
스트레일리는 이용훈 투수 코치가 주심으로부터 공을 받아든 뒤 마운드로 향하자, 마치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양팔을 벌리는 제스쳐를 했다. 하지만 교체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스트레일리는 더그아웃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동료들 사이를 그냥 지나쳤다.
스트레일리에겐 아쉬움이 남을 만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달성이 가능한 상황. 투구수(95개)도 1~2타자 정도는 여유가 있었다. 비록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루 전 15점을 몰아친 타선의 힘이 충분히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격차였다는 점도 생각할 만한 부분. 롯데 벤치 입장에서도 하루 전 10명의 불펜 투수를 동원했던 것을 돌아보면 스트레일리로 이닝을 마쳐도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서튼 감독은 이번 한화전을 플레이오프와 같은 심정으로 치르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6경기를 남겨두고 5강 마지노선인 5위 두산 베어스와 격차는 3.5경기. 남은 경기를 모두 잡아도 5강행이 난망한 상황이나 일찌감치 총력전을 선언한 터였다. 스트레일리의 조기 교체는 더 이상 격차를 벌리지 않고 승부를 뒤집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스트레일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유영은 볼넷과 도루를 허용하며 2사 2, 3루 위기에 몰렸으나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서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7회초엔 구승민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1점차를 이어갔다. 롯데는 7회말 전준우, 손아섭의 연속 안타와 한동희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든데 이어, 8회말 이대호의 역전 결승타로 결국 3대2 승리를 가져갔다.
결과적으로 서튼 감독이 던진 승부수는 적중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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