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하나원큐는 올 시즌 최약체로 꼽힌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미디어와 팬, 선수들 등 3개 그룹이 각각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오를 4개팀 후보를 꼽았는데 하나원큐는 단 한 그룹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압도적인 최하위에 그쳤던 BNK썸조차 강아정 김한별 등 베테랑들을 영입하며 일약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마지막 6라운드에서 5전 전승을 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에이스 강이슬이 FA로 떠난 빈자리는 당연히 클 수 밖에 없다.
2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서 열린 '2021~2022 삼성생명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과의 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훈재 하나원큐 감독은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의 현재 위치를 선수들이 확실히 알게 됐다. 근성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코어러인 강이슬이 빠지면서 아무래도 득점에선 마이너스 부분이 있다. 이를 수비에서 보완해야 한다"며 "3각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구 슬이 공격 1옵션, 그리고 신지현이 2옵션으로 두고 훈련을 했다. 두 선수가 구심점 역할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날 하나원큐를 만난 우리은행으로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나름의 부담감이 있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강이슬 중심의 팀 컬러가 완전히 바뀌다보니 어떻게 대비할지 아무래도 경기를 치러봐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6라운드에서 하나원큐에 막판 역전패를 당하며 정규리그 1위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확정해야 했고, 이는 결국 플레이오프까지 영향을 미쳐 챔프전조차 못 올라가는 아픈 기억이 있다. 위 감독도 물론 이를 잘 기억하고 있었다.
적어도 3쿼터 중반까지는 지난 경기의 '데자뷰'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우리은행은 1쿼터에 이 감독의 기대와 위 감독의 우려대로 구 슬을 잘 막아내지 못하며 11득점을 허용했다. 2쿼터에선 신한은행에서 다시 하나원큐로 돌아온 김이슬에 8실점을 했다. 전반을 35-32, 3점차 접전으로 마친 이유다. 급기야 3쿼터 시작 3분여도 되지 않아 양인영에 연속 골밑슛 2개를 허용하며 39-40로 역전까지 허용했다. 그럼에도 불구, 역시 우리은행에는 베테랑의 힘이 있었다. 이 상황에서 최이샘과 박지현이 연속 3점포로 재역전을 성공시켰고 이어 박혜진,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온 김정은의 3점포까지 터지며 점수차를 처음으로 두자릿수로 벌렸다. 4쿼터에서도 김정은에 이어 박혜진이 3점포 2개 등 3개가 연속으로 꽂히며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3점포 5개를 포함해 23득점을 올린 박혜진, 16득점으로 뒤를 받친 박지현, 승부처에서 3점포 2개를 성공시킨 김정은의 활약 등을 앞세워 우리은행은 76대62로 승리,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아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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