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LG 1루수 이영빈과 롯데 3루수 한동희는 수비 하나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가을 야구 마지막 티켓을 노리는 8위 롯데 자이언츠와 27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LG 트윈스의 경기가 펼쳐진 25일 잠실구장. 1승 이상의 가치가 있었던 이날 경기에 두 팀은 에이스 켈리와 박세웅을 내세웠다.
경기 초반은 분위기는 롯데가 가져갔다. 선발 투수 박세웅이 5회 2사까지 3점 차 리드 속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하지만 6회 내야 수비가 흔들리며 한순간에 역전을 허용한 박세웅은 강판됐다.
퍼펙트 피칭을 펼치던 선발 투수도 흔들리는 내야 수비 앞에서는 방법이 없었다. 6회 무사 1루 LG 대타 문보경의 타구를 2루수 안치홍이 실책하자 박세웅의 제구도 흔들렸다.
1사 만루 위기 속 서건창에게 9구 승부 끝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뒤 채은성에게 맞은 적시타가 가장 뼈아팠다. 하지만 이 타구는 롯데 입장에서는 너무 아쉬웠다. 3루 선상으로 향한 타구를 3루수 한동희가 백핸드 캐치를 시도하며 몸을 날렸지만, 포구에 실패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한동희가 만약 이 타구를 잡았더라면 롯데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8회 1사 1루 한동희는 동점 적시타를 날리며 6회 아쉬웠던 수비를 지웠다.
이날 1루수로 선발 출장한 LG 이영빈도 1% 아쉬운 수비로 진땀을 흘렸다. 7회 초 무사 1루 마차도의 내야 깊은 타구를 잡은 3루수 김민성이 1루를 향해 송구했다. 이영빈은 포구 후 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송구 동작을 이어가던 과정에서 마차도와 충돌했다. 다행히 부상은 피했지만 아찔했던 장면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수비 방해에 대해 어필했지만, 심판진은 원심 그대로 1루 아웃, 대주자 장두성의 3루 진루는 인정됐다.
문제의 장면은 바로 이어진 신용수의 타석 때 나왔다. 신용수가 친 타구가 내야 위로 높게 떴다. 1루수 이영빈은 침착하게 타구를 따라갔다. 포구만 하면 아웃 카운트 하나를 늘릴 수 있던 상황에서 이영빈은 포구 직전 고의낙구를 택했다. 아무리 3루 주자 장두성의 발이 빠르다고 하지만 1루 뜬공에 태그업 후 홈을 노리기는 불가능했다.
2루수 서건창은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영빈에게 다가가 다시 경기에 집중하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다행히 투수 백승현이 신용수를 삼진 처리했고, 2사 3루 이대호를 땅볼 유도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이대호가 친 타구가 내야 가장 깊은 곳으로 향하자 유격수 오지환은 몸을 날려 안타성 타구를 포구한 뒤 1루수 이영빈을 향해 원바운드 송구했다. 간발의 차이로 오지환의 송구를 포구한 이영빈은 추평호 1루심을 바라봤다. 원심은 아웃. 롯데 측 비디오 판독 요청이 있었지만, 원심이 그래도 유지되며 LG는 동점 위기를 넘겼다.
전문 1루수가 아닌 이영빈은 7회 진땀을 흘렸지만, 오지환의 호수비와 투수 백승현의 호투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던 두 팀은 9회 말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며 아쉽게 무승부를 기록했다.
가을 야구 희망을 이어가던 롯데와 2위 KT 자리를 노리던 LG. 두 팀 모두 아쉬움을 삼킨 채 경기장을 나서야 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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