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거포'에 목말라 있던 KIA 타이거즈의 황대인(25)은 그야말로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올 시즌 KIA는 심각한 '거포 부재'에 빠져있었다. 지난해 팀 홈런 130개 중 무려 59.2%(77개)를 합작한 최형우를 비롯해 나지완과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가 부상과 슬럼프를 겪으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하지만 9월부터 황대인의 거포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다. 9월 21경기에 출전해 4개를 쏘아올린 황대인은 10월에도 23경기에서 4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사직 롯데전에선 2-2로 팽팽히 맞선 5회 초 2사 1, 2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앤더슨 프랑코의 5구 152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13호. 팀 내 홈런 1위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9~10월만 따지면, 홈런이 8개나 된다. 리그로 넓혀보면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제라드 호잉(KT 위즈)과 함께 공동 7위에 랭크된다. 무엇보다 9~10월 타수당 홈런 부문에선 0.056(142타수 8홈런)을 기록,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와 양석환(두산 베어스) 수준의 기록을 생산 중이다.
황대인에게 9~10월은 그야말로 '증명의 시간'이다. 꾸준하게 선발로 기회를 받으면 지난 6년간 팀이 자신에게 기대했던 '거포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마치 우익수 최원준과 비슷한 케이스다. 촉망받는 타격 유망주였던 최원준도 지난 5년간 우여곡절을 겪다 지난해 9월부터 잠재력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9월 타율 3할7푼4리, 10월 타율 3할6푼9리를 기록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풀타임을 뛴 올해 리그 톱 클래스 리드오프의 면모를 증명하고 있다. 잠재력이 터졌는데 올 시즌을 마치고 군입대해야 하는 건 진한 아쉬움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내년에도 KIA 1루수는 플래툰 시스템이 가동될까.
맷 윌리엄스 감독은 부임 이후 2년간 1루수에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시켰다. 2019년에는 유민상-황대인 조합, 2020년에는 류지혁-황대인 조합으로 짰다. 그러나 일각에선 "황대인을 주전 1루수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무적인 건 황대인의 홈런이 터지는 간극이 일정해졌다는 것이다. 사실 9월만하더라도 5일 한화전에서 홈런을 신고한 뒤 5경기 만에 두 번째 홈런이 나왔고, 다음날 멀티 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21경기 연속 홈런포가 침묵했다. 하지만 10월은 다르다. 지난 16일 두산전에서 홈런포를 터뜨린 뒤 3경기 만에 두 번째 홈런을 기록했고, 이후 4경기 간격으로 홈런을 추가하고 있다.
황대인이 내년 거포형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매번 윌리엄스 감독이 정답을 알려준다. '꾸준함'이다. 상하로 요동치는 타격 그래프의 폭을 줄여야 한다. "규정타석(446타석)을 소화하면서 30홈런을 친다고 가정했을 때 나머지 416타석은 어떻게 칠 것이냐." 윌리엄스 감독이 최근 황대인을 깨운 질문이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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