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엔 베테랑들이 제법 있다. 젊은 중심타자 강백호(21)도 있지만 40세인 유한준과 박경수(37)가 큰 형님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황재균(34) 조용호(32) 장성우(31) 등 30대 초중반의 베테랑들이 여전히 주전으로 뛰고 있다.
KT에 입단한 선수들은 당연히 우승경험이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다른 팀에서 온 베테랑들도 하나같이 우승 경험이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커녕 뛴 경험도 거의 없다. 한국시리즈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는 유한준(2014년 넥센)과 안영명(2006년 한화) 둘 뿐이다. 장성우는 롯데 시절인 2009, 2010년 준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박경수는 지난해 플레이오프가 첫 포스트시즌이었다. 황재균도 롯데 시절인 2010∼2012년 3년간 준PO와 PO를 뛰었고, 8년만인 지난해 KT 유니폼을 입고 PO에 나섰다.
오랫동안 KBO리그에서 뛰었으면서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었던 베테랑들이 결국 일을 냈다. 신생팀 KT를 7년만에 가장 높은 곳으로 올려놓았다.
시즌 막판 선수단이 지쳐 1위를 내준 상황에서도 이 베테랑들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면서 어린 선수들을 독려했다. 최고참 유한준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하며 선수들에게 감동을 줬다. 후속타자의 2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달리는 허슬 플레이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칫 부상을 당할 경우 나이를 생각하면 은퇴를 해야할지도 모르는데도 유한준은 뛰고 또 뛰었다. 가장 나이 많은 형이 전력질주를 하니 어린 선수들이 따라하지 않을 수 없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나이많은 선수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기 쉽지 않다. 유한준이 하니까 젊은 선수들도 최근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많이 하더라"며 유한준의 솔선수범을 칭찬했다.
박경수도 한건했다. 31일 삼성과의 1위 결정전서 1-0으로 앞선 9회말 선두 구자욱의 안타성 타구를 넘어지며 잡아내더니 정확한 송구로 아웃시켜 마무리 김재윤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나이가 들어 수비폭이 줄어들었음에도 이 감독은 많은 경험이 있는 그를 끝까지 2루수로 기용했고 이는 안정적이 수비로 돌아왔다.
장성우도 이날 이틀만 쉬고 나온 쿠에바스를 7회까지 던지도록 노련한 리드를 선보였다. 1회말엔 도루하는 박해민을 잡아내며 쿠에바스가 초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줬다.
1위 결정전 엔트리에 들어간 KT 선수 33명 중 한국시리즈 우승반지가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이제 막 입단한 신인 선수부터 40세의 베테랑까지 모두가 하나가 돼 1위 결정전까지 치르는 역경을 이겨냈다. 꿈에도 그리던 한국시리즈 무대가 이들에게 펼쳐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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