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열기가 할로윈 주간을 맞아 북미 지역에서도 극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분석하는 해외 주류 언론들의 분석 기사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매체들의 주된 반응은 '놀랍다'에 가깝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아시아 드라마가 이토록 인기를 얻는 이유가 의외라는 것이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고 방탄소년단(BTS)가 전세계를 휩쓸어도 크게 놀라지 않던 이들이었지만 '오징어 게임'의 인기만큼은 놀라는 눈치다. 왜일까.
'기생충'의 2020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수상 역시 할리우드에서 보면 충격적인 일이다. 미국 자본이 들어가지 않은 비영어 영화 최초의 일이었고 이전까지 한국영화 아니, 아시아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미국인들 특히 미국의 영화인들 입장에서는 일면 수긍이 가는 수상이었다는 평이 많았다. 당시 할리우드에서는 수년째 이어져온 백인 중심주의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극에 달했다.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는데 그치자 유명 배우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고 봉준호 감독은 수상소감으로 "자막의 장벽,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의미심장한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다른 인터뷰에서 그는 아카데미를 두고 "로컬 시상식"이라는 다소 중의적인 표현을 하기도 하며 문제의식에 기름을 부었다. 당시 미국 일간지 LA타임스는 ''기생충'이 '오스카'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오스카'에게 '기생충'이 더 필요하다'는 기사를 내보냈을 정도다.
BTS의 성공 역시 충격이지만 충격이 아니었다. 트렌드에 민감한 '팝컬처'이기 때문이다. '팝컬처'는 늘 급변하고 수많은 장르가 존재한다. BTS의 팬층은 1020세대를 중심으로 커지고 음악은 스포티파이 등으로 금새 전세계에 공유된다. 유튜브, 틱톡 등 영상을 통해 단숨에 뮤직비디오에 대해 이야기 나눌수 있는 시대에 어느 지역의 음악인가는 별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 영국의 팝음악, 일본의 팝음악도 한때 인기를 모은 적이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 인기를 누린 적이 있고 스페인 로스델리오의 '마카레나' 역시 그랬다. 또 BTS 음악의 기본 장르 자체가 미국의 팝음악이라는 인식도 큰 몫을 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그 맥락이 다르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온 인기작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달 초 '오징어 게임'에 대해 '디스토피아(어두운 미래상)적 히트작'이라며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실감 나게 극대화한 기법으로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오징어 게임' 속 시각효과에 대해 '언어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지만, 참가자들의 초록색 운동복과 놀이터 같은 다채로운 세트 등 시각적인 요소들이 통했다'며 '지난 2년 사이 미국 내 한국 드라마 시청이 2배로 뛰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미국의 일간지 뉴욕 타임스, 뉴스채널 CNN,영국의 공영 방송 BBC, 일간지 더 가디언 등에서도 '오징어 게임'에 대한 칭찬을 쏟아낸 바 있다.
때문에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인기는 K-콘텐츠의 미래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인프라나 인식과는 별개로 한국적인 콘텐츠 자체와 생산 능력이 글로벌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미국 대중들에게 통했다는 증명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놀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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