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은퇴 선수는 샌디 코우팩스가 아닐까 싶다.
1960년대 중반 LA 다저스 전성기를 이끌던 코우팩스는 1966년 27승9패, 평균자책점 1.73, 317탈삼진을 올리며 생애 세 번째 사이영상을 수상한 직후 은퇴를 선언했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31살의 나이였다.
그해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4패를 당해 준우승에 그쳤다. 4경기에서 뽑아낸 득점은 겨우 3점. 뛰어난 투수력에도 불구, 형편없는 공격력으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한 다저스는 코우팩스의 은퇴 소식이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은퇴 이유는 부상이었다. 코우팩스는 팔꿈치 관절염이 악화돼 더 이상 던질 수 없다며 과감히 유니폼을 벗었다.
4일(한국시각) 전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버스터 포지(34)의 은퇴 소식도 팬들을 아연실색케 한다. 디 애슬레틱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포수 버스터 포지가 내일 은퇴를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포지는 올시즌 11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리(395타수 120안타), 18홈런, 56타점, 68득점, OPS 0.889를 기록했다. 포수로 106경기에서 마스크를 썼고, 올스타에도 뽑혔다. 기량과 체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1987년 3월생이니, 앞으로 3~4년은 끄떡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는 포지의 내년 2200만달러(약 260억원) 옵션을 시행한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포지는 포스트시즌 동안 주변에 은퇴를 암시하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 그가 유니폼을 벗으려는 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포지는 ESPN 인터뷰에서 "이유는 간단하다. 아내와 함께 지내면서 대화하고, 결혼 후 처음으로 4명의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천천히 가장의 역할을 해보려 한다. 어떤 인생이 될 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포지는 메이저리그 12년 생애를 샌프란시스코 한 팀에서만 보낸 프랜차이즈 스타플레이어다. 2008년 드래프트 1라운드서 샌프란시스코의 지명을 받았고, 2010년 빅리그에 데뷔해 신인왕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가 2010년, 2012년, 2014년 월드시리즈에 오를 때 그 중심엔 항상 포지의 활약이 있었다. 당시 우승 멤버 중 아직 팀에 남아있는 선수는 포지 뿐이다.
포지는 샌프란시스코 선수로 영원히 남기 위해서였는지 풀타임 3시즌을 막 끝낸 2013년 1월 800만달러에 1년 계약을 한 뒤 3월에 8년 1억6700만달러에 다시 연장 장기계약을 맺었다. 올해가 그 마지막 시즌이었고, 내년에는 옵션이 걸려 있었다.
포지는 지난해 한 시즌을 쉬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갓 입양한 쌍둥이 딸들을 위해서였다. 포지와 아내 크리스텐 사이에는 10살 쌍둥이들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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