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축구 A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주민규(31·제주 유나이티드)의 모습을 영영 볼 수 없는 것일까.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을 치를 벤투호가 8일 소집됐다. 이번 소집에서도 K리그1 득점 선두 주민규(21골)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과연 무엇이 주민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일까. 이번 시즌 K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주민규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은 아닌걸까.
A대표팀은 11일 아랍에미리트(UAE), 17일 이라크와 최종예선 5, 6차전을 치른다. 이번 두 경기 이슈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다. 공격과 수비의 핵심 황의조(보르도)와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부상으로 빠졌다. 특히 공격진 구성이 관심이었다. 황의조가 있어도, 득점력에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던 대표팀이었다. 어떤 카드로 돌파구를 마련할 지 궁금했고, 많은 축구인들이 주민규가 드디어 대표팀에 승선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품었다.
주민규는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6일 수원FC전 멀티골 포함, 시즌 득점 기록을 21개까지 늘렸다. 2위 라스(수원FC)가 17골. 남은 일정을 봤을 때 5년 만의 토종 득점왕 탄생이 매우 유력하다.
그렇지만 벤투 감독이 뽑은 대표팀 소집 명단에 주민규의 이름은 없었다. 발표 당시에도 19골로 득점 선두였다. 하지만 수원 삼성의 신예 김건희에게 밀렸다.
위에서 언급했듯 공격수들의 흐름이 매우 좋다거나, 주전 선수들에서 문제가 없다면 주민규가 당장 발탁되지 않아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객관적 성적과 컨디션에서 앞서는 선수가 계속되는 여론의 지적에도 뽑히지 않는다는 건 계속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자칫하면 벤투 감독이 K리그를 존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일 주민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플레이 스타일과 적응 여부, 팀에 어떻게 도움이 될 지 전체적으로 고려한다"면서 "득점만 보고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다. 다른 스트라이커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8일 소집 인터뷰에서는 주민규에 대한 질문이 다시 나오지 않았다. 벤투 감독으로부터 다른 답이 나오지 않을 게 확실했기 때문이다.
결국 벤투 감독이 말하는 스타일에 주목해야 한다. 주민규는 많이 뛰면서 움직임의 폭이 넓은 스타일은 아니다. 골문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듯 보이지만 찬스가 오면 이를 놓치지 않는 전형적 '킬러'다. 또 이걸 안 좋은 시각으로 해석하면, 수비 가담 등에서 부족하다고 지적할 수 있다. 연계 플레이 등에서도 최고 수준은 아니다. 벤투 감독이 선택하는 공격수들의 면면을 보면, 활동량과 연계 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벤투 감독이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지면, 그가 대표팀 감독으로 있는 한 주민규는 아무리 많은 골을 넣어도 부름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여론까지 이미 벤투 감독을 여러차례 자극해놓은 상황이라, 자신의 철학과 자존심 문제로도 주민규를 뽑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내년이면 주민규의 나이도 32세다. 아직 대표팀 승선 경험이 없는 그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주민규는 대표팀 합류 아픔은 잊고, 오직 제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만 집중하고 있다. 동료들도 주민규의 K리그 득점왕 등극을 위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물심양면 그를 돕고 있다. '캡틴' 주민규는 '원팀'이 된 제주에서 자신과 팀을 위한 싸움에만 몰두하겠다는 각오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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