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야구 팬이 아닌 이들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는 사령탑이 있다. 홋카이도 니혼햄 파이터스의 신조 쓰요시 신임 감독(49)이 주인공. 코로나19 때문에 침체된 세상 분위기가 갑자기 밝아졌다고 느낄 정도로 신조 감독은 일본 내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신조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유일무이의 존재였다. 통산 타율 2할5푼4리였지만 통산 홈런은 205개를 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강했다. 또 외야수로서 화려하고 견실한 플레이를 펼쳐 골든 글러브상을 10번이나 받았다. 2001년 당시 소속팀 한신 타이거즈를 비롯해 몇 구단에서 5년 12억엔(약 124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계약을 제시했지만, 이를 마다하고 뉴욕 메츠에서 제시한 연봉 2200만엔(약 2억2800만원)에 사인해 스즈키 이치로와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야수 1호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004년 니혼햄을 통해 일본 프로야구에 복귀한 뒤엔 팀을 인기 구단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잡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쳤고, 2006년엔 우승까지 일구기도 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는 선수에겐 안티 팬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신조는 프로 입단시 첫 월급으로 구입한 8만원짜리 저렴한 글러브를 은퇴할 때까지 계속 사용했고, 숨은 노력을 하는 등의 에피소드 때문에 대다수 팬이 호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필자는 일본에서 "한국엔 신조 같은 선수가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고민 끝에 생각나는 단 한 명의 선수가 홍성흔(44·전 두산 베어스)이었다. 스타성 뿐만 아니라 올스타전에선 팬을 위해 신조 못지 않은 퍼포먼스도 펼쳤다. 준수한 외모와 입담 뿐만 아니라 2000안타-200홈런-1000타점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기록도 갖고 있다.
한신 트레이닝 코치로 신조를 신인 때부터 지도했고, 2014년 두산 트레이닝 코치로 홍성흔과 한솥밥을 먹었던 스즈키 도시유키 전 코치에게 두 선수의 비교를 부탁하자 "하하하, 전혀 달라요"라고 웃었다. 그는 "신조는 '이렇게 하면 재미있다'라는 자기만의 이미지를 추구합니다. '나를 거르려는 공을 친다'고 결심하면 그걸 위해 많은 훈련을 했어요. 실제 타석에서 자신을 거르기 위한 공을 포수가 바깥쪽에 서서 잡으려고 하자 그걸 쳐서 끝내기 안타를 만든 적도 있지요"라고 소개했다. 이어 "반면 홍성흔은 협조할 줄 아는 선수였습니다. 팀 주장으로 선수들의 요청을 자기가 대표해 코치진에게 전달하러 왔어요"라고 돌아봤다. 스즈키 전 코치는 '홍성흔이 은퇴 후 미국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는 이야기에 "(홍성흔은) 감독직이 잘 어울리는 사람 아닌가 싶네요. 신조와 달리 '일반적인' 감독으로서 잘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스타선수 출신 감독이 줄어들고 있다. 선수 시절 성적과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상관 없는 사례도 많다. 일본에서 신조 감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한국에서도 한 명 정도, 이를테면 홍성흔처럼 야구 팬이 아니더라도 관심가질 수 있는 이가 감독이 된다면 프로야구에 새로운 흥행 요소가 생기지 않을까 느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 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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