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대구에 새로운 야구장이 지어지기만 고대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2016년 3월 라이온즈파크가 개장한 이래, 가을야구가 찾아오기까진 5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5년만에 첫 가을야구를 치른다. 삼성은 오는 9일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치른다.
삼성은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1982년 KBO리그 원년 이래 스폰서와 팀명이 바뀌지 않은 유이한 팀이다. KIA 타이거즈와 KBO 최고 명문구단을 다투는 팀이기도 하다.
그런 삼성 팬들에게 낡은 야구장에서 부상을 달고 사는 선수들은 오랫동안 한이었다. 간이 보강공사로 인해 'H빔 파크'라는 오명도 뒤따랐다.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과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V8을 달성한 삼성 팬들 사이에 '새 야구장만 있으면 된다'는 공감대와 염원이 모여 라이온즈파크의 신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애타게 기다리던 새 구장이 지어졌건만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쳤다. 하지만 삼성에서 원태인과 백정현이 잠재력을 터뜨리고, 뷰캐넌과 피렐라가 뭉친 올해 삼성은 가을야구 무대에 올랐다.
라팍은 '홈런 공장'으로 유명하다. 중앙 펜스 122.5m, 좌우 펜스 99m로 작은 구장은 아니다. 하지만 좌-우중간 모양이 일직선이라 홈런이 잦다. 이 구장에서 72경기를 치르는 삼성은 올시즌 133개로 팀 홈런 부문 3위에 올랐다.
하지만 두산은 '거포의 무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110개의 아치를 그린 팀이다(4위). 양석환(28개) 김재환(27개)보다 많은 홈런을 때린 삼성 선수는 피렐라(29개) 1명 뿐이다.
특히 두산은 대구구장에서 팀 타율 2할8푼6리, 경기당 평균 홈런 1.5개(8경기 12개) OPS(출루율+장타율) 0.815를 기록했다. 삼성(팀타율 2할7푼6리, 1.14홈런, OPS 0.782)보다 주요 타격 부문에서 앞선다. 출루율은 비슷하다. 오로지 장타율에서 3푼 이상 차이가 난다.
여기에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빛나는 두산의 풍부한 큰 경기 경험이 최대 변수다. 두산은 언제든 예상치 못한 이변을 보여줄 저력이 있는 팀이다.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오재일 등 간판 선수들이 줄줄이 떠났지만, 김재호를 축으로 김재환 박건우 정수빈 허경민 등 승부처만 되면 끓어오르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고비마다 스스로를 증명해온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 역시 두산이 가을마다 '미라클'을 연출하는 이유다.
반면 5년의 공백은 크다. 산전수전 다 겪은 마무리 오승환과 캡틴 박해민, 그리고 지난 겨울 두산에서 영입한 오재일을 제외하면 삼성 선수들은 가을야구 경험이 많지 않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조차 포스트시즌 경험은 롯데 시절인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여기에 '만원 관중' 또한 변수가 된다. 대구 야구팬들은 가을야구에 굶주려있다. 라팍 개장 이래 첫 포스트시즌이다.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여기에 2년간의 코로나 여파로 인한 갈증까지 겹쳤다. 무관중, 제한 관중 경기만 치르던 선수들이 갑작스런 열기에 당황할 여지도 충분하다.
다만 에이스 미란다가 빠진 두산의 선발진은 여전히 휑해보인다. 반면 삼성은 뷰캐넌-원태인-백정현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1위팀 KT 위즈와 더불어 가장 탄탄한 팀이다.
사령탑의 리더십, 그리고 팀을 이끄는 베테랑들의 큰 경기 집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리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삼성은 뷰캐넌, 두산은 최원준을 예고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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