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나 때문에 지는 것 같아 너무 미안했다."
승리에 익숙했던 베테랑 선수. 어린 선수들과 함께 새출발을 했는데, 계속 패하니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을까. 부산 BNK의 슈터 강아정이 기다렸던 승리로 마음의 짐을 털어냈다.
BNK는 8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와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85대76으로 승리했다. 개막 4연패 후 첫 승이었다. 박정은 신임 감독의 데뷔승이었고, 강아정이 이적 후 처음 맛보는 승리이기도 했다.
국가대표 출신 3점슈터 강아정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줄곧 청주 KB스타즈에서만 뛰어왔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지만, 같은 포지션 강이슬의 FA 이적으로 자신도 고향팀 BNK행을 선택했다.
BNK는 안혜지, 진 안 등 어리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있지만 중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해줄 베테랑이 없었다. 구단은 강아정과 김한별에게 그 역할을 기대했다. 두 사람의 가세로 BNK는 이번 시즌 최고 복병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개막 후 4연패. 충격이었다. 김한별이 부상으로 비시즌 제대로 운동을 못해 몸상태가 최악이었고, 강아정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중요했던 하나원큐전에서 강아정의 진가가 드러났다. 2쿼터 추격 시점에서 주특기 3점슛을 3개 터뜨렸고, 이날 경기 3점슛 4개 포함 16득점을 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중 계속해서 후배 선수들을 다독이며 코트 위의 리더 역할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강아정은 "이기는 게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그동안 동생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동생들은 제 몫을 하는데, 내가 득점을 못했다"고 말하며 "내가 당장 우승을 시킬 대단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동생들을 도와 BNK가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게 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나 때문에 지는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강아정은 "첫 경기 인천 신한은행전이 아쉬웠다. 좋은 흐름을 가져가다 후반 역전을 당하니 동생들이 '우리 또 이렇게 지나'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느껴지더라. 그 여파가 이어졌다. 중요할 때 중심을 잡아주고, 고비를 넘기는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스스로 자책을 많이 했다. 감독님, 코치님들께도 너무 죄송했다"고 덧붙였다.
강아정은 마지막으로 "KB스타즈와 아산 우리은행의 전력이 조금 더 나은 건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나머지 네 팀은 경기 당일 선수들 컨디션, 집중력, 리바운드 참여 등에 따라 경기 내용이 바뀔 것이다. 어떤 팀에 궂은 일을 해주는 선수가 나오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BNK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팀임을 강조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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