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살아있는 근현대사, 전설적인 MC, 그리고 일요일의 남자 송해의 진짜 이야기가 스크린을 통해 펼쳐진다.
한 평생 전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최고령 현역 방송인 송해의 무대 아래 숨겨진 라이프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윤재호 감독, 이로츠·빈스로드 제작).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송해 1927'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연을 맡은 송해와 윤재호 감독이 참석했다.
'송해 1927'은 1927년생으로 올해 만 94세, 방송 경력 66년 차 국내 최고령 현역 방송인 송해의 생애를 그린 첫 다큐멘터리 영화다. 송해는 1955년 유랑극단 창공악극단을 통해 가수로서 활동을 시작했고 타고난 입담과 위트로 당시 고(故) 구봉서, 고 서영춘, 고 배삼룡, 고 이순주와 함께 극장 쇼 무대에서 활약한 전설이다. 이후 MBC '웃으면 복이와요'에 출연하며 여성 코미디언 1인자 고 이순주와 명콤비로 활약, 국민들에게 웃음을 전하며 희극인 송해로 자신을 알렸다.
KBS1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전국~!"이라는 특유의 보이스로 전 국민의 일요일을 책임지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아는 '일요일의 남자'로 불리는 송해는 '송해 1927'을 통해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사건과 화려한 무대 뒤 이야기를 조명했다. 방송인 송해가 아닌 누군가의 남편, 아버지인 송해의 색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 공감과 추억, 그리고 웃음과 감동을 전하며 11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날 송해는 "'송해 1927'을 통해 생전 처음 다큐멘터리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 영화에 문외한인 내가 윤재호 감독과 인연이 닿아 생전 처음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 완성된 영화가 내게 무엇을 안길까 싶어 심사숙고한 상황에서 영화를 보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한없이 눈물이 나더라.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 젊은 스태프들이 내 영화에 관심을 갖고 고생하는 모습을 봤다. 어렵게 만들어서 공개한 작품이란 생각에 무한 감사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더불어 '송해 1927'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를 곱씹으며 "처음에는 영화 출연을 못 한다고 했다. 그동안 나는 무대 연기와 공연에 집중했던 사람이었고 방송으로 대중을 만나는 사람이라 영화는 자신이 없어 마다했다"며 "제작사 대표가 내게 이 영화를 제작해야 할 사정을 말해줬다. 제작사 대표의 아버지가 나의 열렬한 팬인데 송해 영화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더라. 부자지간의 모습을 보면서 출연하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털어놨다.
1986년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장남에 대한 이야기도 떠올렸다. 송해는 가수가 꿈이었던 아들을 반대한 것에 "자식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했다. 아버지 노릇을 잘 했는가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자격을 잃은 아버지로서 후회가 크다. 아직도 한남대교에서 사고가 난 아들 생각에 한남대교를 건너가지 못한다. 나는 죄인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이 미어지고 아프다"고 애끓는 심정을 토해냈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건강을 잃은 뒤 겪은 상실감 역시 상당했다는 송해는 "건강을 잃고 병원에 6개월 간 입원했는데 이후에 마음을 추스리려니 쉽지 않았다. 극단적인 생각을 해서는 안 되지만 남산 팔각정에 올라가 아주 깊은 낭떠러지를 찾아간 순간도 있었다. 다행히 소나무 가지에 걸려 다시 집으로 내려간 경험도 있었다. 아마 그 시기가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끝가지 잡아당겼던 순간이 지금의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윤재호 감독은 "송해 선생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 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송해 선생은 100년 가까이 산 역사적인 인물이다. 이런 인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것은 내 인생 가장 큰 가치이자 영광이다"고 소회를 전했다.
'송해 1927'은 송해가 직접 출연하고 '뷰티풀 데이즈' '파이터'의 윤재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8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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