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선승제의 단축 플레이오프.
1차전을 내준 삼성으로선 2차전 총력전을 일찌감치 선언했다.
1차전에서 패한 직후 '14승 듀오' 백정현 원태인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내일이 없는 경기.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경기 전 선발 백정현 다음 투수를 묻는 질문에 "못을 박지 않고 상황을 보겠다"고 했다. 최채흥이 먼저 나올수도, 원태인이 먼저 나올 수도 있었던 상황.
하지만 벤치의 선택은 의외로 최지광이었다.
1회 선제 2실점 한 백정현이 2회에도 1사 2루에서 김재호에게 적시 3루타를 허용하자 벤치가 움직였다.
1사 3루. 정수빈 페르난데스로 이어지는 타석에 우완 최지광이 올라왔다.
왜 좌완 최채흥이나 우완 에이스 원태인이 아닌 최지광이었을까.
올 가을 뜨거운 정수빈 페르난데스 박건우 탓이었다. 그 중심에는 2번 페르난데스가 있었다.
최채흥은 좌완임에도 정수빈(9타수4안타)과 페르난데스(9타수5안타)에게 철저히 약했다. 1차전 같은 상황에서도 최채흥 대신 몽고메리가 올라왔다가 실점을 했다. 정수빈 페르난데스 벽을 넘지 못했다.
문제는 원태인도 페르난데스(3타수2안타)에게 약하다는 점이었다. 비단 올 시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최근 3년 간 원태인은 오재일 다음으로 페르난데스에 약했다. 19타수9안타(0.474), 1홈런, 3타점. 아니나 다를까 원태인은 이날도 3회 2사 1,2루에서 페르난데스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원태인은 3번 박건우에게도 올시즌 3타수2안타, 3년 통산 17타수8안타(0.471) 1홈런으로 페르난데스 다음으로 약했다.
그나마 최지광은 정수빈 페르난데스 박건우를 상대로 각각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벤치로선 최지광 카드로 이 세 타자를 넘긴 뒤 원태인을 투입해 긴 이닝을 끌고 가려던 복안이었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이 구상은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최지광은 정수빈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1사 1,2루에서 페르난데스에게 싹쓸이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박건우를 뜬공 처리한 뒤 계획대로 원태인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0-5로 벌어진 상황. 삼성 벤치가 기대하는 그림은 이미 아니었다. 시리즈 향방을 가른 분수령이었다.
페르난데스는 3회 원태인을 상대로 달아나는 적시타를, 5회 최채흥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날리며 왜 '천적'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줬다. 5타수4안타 3타점 맹활약으로 11대3 대승을 이끌며 외인 듀오가 없는 두산을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9타수5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한 페르난데스는 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시리즈 MVP로 뽑혔다.
페르난데스 딜레마를 피할 수 없었던 삼성 벤치. 결과는 허무한 2연패. 아쉬움 가득한 마음으로 가을야구를 일찌감치 접어야 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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