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우린 이미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치러봤다."
3위 LG 트윈스와 2위 삼성 라이온즈가 4위였던 두산 베어스에 패했다. 두산의 '내일이 없는' 야구에 힘을 써보지 못하고 졌다. 큰 경기의 부담감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그대로 나타났다.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KT 위즈에도 이런 현상이 생기지 않을까. KT 이강철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우린 벌써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라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두산에 1승3패로 져 탈락했다. 지난해 두산과 PO에서 싸워본 경험이 있다는 뜻일까.
아니었다. 시즌 최종전과 1위 결정전이 포스트시즌이었다고 했다.
10월 30일 SSG 랜더스와 치른 시즌 최종전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KT가 이기고 삼성이 진다면 KT가 우승을 차지하고, KT와 삼성이 모두 승리하면 1위 결정전을 하는 상황. 만약 KT와 삼성이 모두 지고 LG가 이기면 LG가 우승에 오를 수도 있었다.
KT는 선발 소형준이 5이닝 동안 4안타 3볼넷 2실점을 기록했고, 타선이 터져 5회까지 8-2로 앞섰다. 6회에 등판한 투수는 고영표였다. 28일 선발로 나왔던 고영표가 하루 쉬고 중간으로 나온 것. 고영표는 3이닝을 던지면서 4안타 1실점을 했고, 마무리 김재윤이 5점차에서도 9회에 나와 경기를 마무리했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필승조가 아닌 에이스 선발을 중간으로 내면서 완벽한 승리를 만들어냈다.
다음날 대구로 내려가 치른 삼성과의 1위 결정전도 그랬다. 이틀 쉬고 나온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1이닝씩 막아나가자 그를 계속 체크하면서 마운드에 올렸다. 6회초 강백호의 결승타로 1-0으로 앞섰고, 쿠에바스가 7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은 뒤 8회말 수비에서 두번째 투수로 박시영을 올렸다. 1사후 8번 김지찬에게 중전안타를 맞자 이 감독은 곧바로 김재윤을 올렸다. 김재윤은 9회까지 1⅔이닝을 막고 1대0 승리를 지켜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2경기 모두 꼭 이겨야만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상황. 이 감독과 선수들은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집중력으로 이겨냈다. 이 감독은 "최종전이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였고, 1위 결정전이 한국시리즈 같았다"면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낸 것이 좋은 경험이 됐다. 1위 결정전에서 보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선수들이 강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LG와 삼성은 정규시즌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미 포스트시즌을 가상 경험한 KT는 다를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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