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가을야구가 아쉽게 끝이 났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지만 팬들은 끝까지 박수와 함께 응원을 보냈다.
삼성은 두산과 치른 플레이오프(3판 2선승제)에서 2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두 경기 만에 광속 탈락했다.
삼성은 올 시즌 145번째 경기까지 펼치며 리그 우승에 도전했지만 KT와 마지막 홈경기에 패하며 아쉽게 2위로 시즌을 마쳤다.
'가을 좀비' 두산은 가을에 더욱 빛이 났다. 4위로 시즌을 마친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키움에 1승 1패 준플레이오프 진출, 리그 3위 LG를 2승 1패로 제압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7년 연속 가을만 되면 기적 같은 스토리를 써가고 있는 두산은 리그 2위 삼성마저 2승으로 무너트렸다.
삼성은 제대로 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미라클 두산에 완패를 당했다. 투수 교체는 아쉬웠고 타자들의 방망이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침묵했다.
끝판대장 오승환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무너졌고 FA로 영입한 좌완 거포 오재일은 9타수 1안타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포스트시즌을 마쳤다.
1차전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홈경기 역전패가 컸다. 1회말 선제 2점을 내며 산뜻하게 출발한 경기를 6대 4로 내주고 패하자 선수들의 사기는 크게 떨어졌다. 2차전 잠실 원정은 1차전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졌다. 한 풀 꺾인 삼성 선수들은 결국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고 두산에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삼성은 두산에 패하며 상대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경기 종료 후 삼성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나와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선수들은 아쉬움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6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까지 성공했으나 아쉬운 패배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를 마치고 그라운드를 나서는 선수들에게 경기장을 찾은 삼성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야유와 질책보다 멋진 시즌을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아쉬운 패배로 고개를 떨군 선수들에게 "고맙다", "잘했다", "내년엔 더욱 강해져서 보자"라는 팬들의 응원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많은 팬들이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삼성 선수단 버스 앞까지 찾아와 떠나는 선수들을 향해 마지막까지 응원을 보냈다. 선수들은 끝까지 남아 응원하는 팬들에게 답례 인사를 했고, 팬들도 선수단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서 2패를 당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쳤지만 올해 삼성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리그 2위라는 성적으로 가을야구까지 진출했다.
6년 동안 숨죽여 지냈던 삼성 팬들은 오랜만에 기지개를 편 사자 군단의 승리 야구에 짜릿한 1년을 보냈다.
요즘 현장을 찾지 않는 일부 기자들이 악의적인 댓글을 팬들의 모든 뜻인 듯 전달하는 자극적인 기사도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느낀 삼성 팬들의 행동은 성숙했다. 패배한 선수들에게 원망보다 고마움을 나타냈다.
아쉬움과 문제점도 있었지만 팬들은 올 시즌 멋진 활약을 펼친 삼성 선수들에게 감사해했다. 팬들의 크나큰 사랑은 결국 선수들이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과 이유가 된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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