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결과에 삼성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우세한 전력의 2위 팀이 불완전 전력의 4위 팀에 완패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힘 한번 못 써보고 2경기를 허무하게 내줬다. 2경기 18이닝 동안 주도권을 쥔 순간은 1차전 1회 뿐이었다.
팬들이 더 많은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유는 마운드 우위를 살리지 못한 탓이다.
1차전에 등판한 에이스 뷰캐넌이 7이닝 3실점(2자책)의 퀄리티스타트+로 호투했지만 1회말 2점을 선취한 뒤 2회초 곧바로 3실점한 부분이 아쉬웠다. 물론 실책이 포함된 역전이었지만 위기 상황을 자초한 건 사실이었다.
1차전 패배로 부담이 커진 2차전. 14승 듀오 백정현과 원태인을 동시에 투입했지만 기세가 오른 두산 타선을 막아낼 수 없었다. 그 어떤 투수가 올라와도 멈춰 세울 수 없었던 기세였다.
뷰캐넌 백정현 원태인의 삼성 선발 트리오는 정규 시즌에 44승을 합작한 투수들.
정규시즌 우등생들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단기전을 지배할 '확실한 카드'가 되지는 못했다. 여기에 고비마다 상대 공격 흐름을 차단할 질식수비도 없었다.
확실한 투수와 질식 수비가 없다면? 답은 딱 하나다. 같이 두들겨 이기는 수 밖에 없다.
최원준, 곽 빈, 김민규, 단 세명의 선발 카드로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는 두산 야구가 바로 그 전형을 보여준다.
'야구는 투수놀음', '방망이는 믿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긴 호흡의 정규 시즌에서 이 말은 사실이다. 평균의 법칙이 통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단기전은 또 다르다.
가다 식을 줄 알았던 두산의 타선은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시리즈 마다 매번 1경기씩은 10득점 이상씩 대량득점을 하고 있다. 삼성과의 PO 2차전도 11대3 완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빠르게 확보했다.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단기전의 공식.
최선은 '확실한 투수+질식 수비'다. 그 어느 팀도 범접할 수 없다.
만약 이 부분이 안된다면? 타선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 경기의 흐름을 읽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야수들의 경험과 센스가 필요하다. 가을 두산이 넘을 수 없는 통곡의 벽 처럼 느껴졌던 이유다.
KT 역시 '가을타짜' 두산을 누르기 위해서는 시리즈를 지배할 '확실한 투수와 단단한 수비'가 우선시 돼야 한다. 만에 하나 이 부분이 안된다면? 믿을 건 강백호를 앞세운 타선의 폭발적 화력으로 맞불을 놓는 것 뿐이다. 압도적 투수 없이 타선 마저 침묵하면 우승은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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