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역시 장기 레이스에서는 마무리가 중요하다.
LA 다저스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은 2019년 8월 중순까지 가장 유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였다. 8월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까지 거둔 성적이 12승2패, 평균자책점 1.45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은 7승7패, 평균자책점 2.68로 류현진에겐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후 3경기에서 각각 4실점, 7실점, 7실점으로 무너지며 기세가 급속도로 꺾였다. 1점대가 무난해 보였던 평균자책점이 2.35로 치솟았다. 반면 디그롬은 시즌 마지막 3경기를 모두 7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11승8패, 평균자책점 2.43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결국 사이영상 투표에서 1위표 29개를 휩쓴 디그롬이 1개에 그친 류현진을 제치고 생애 두 번째 사이영상을 거머쥐게 된다. 마라톤으로 비유하면 30㎞ 지점서 스태미나 저하를 극복하지 못한 류현진의 역전패였다.
올해 다저스 맥스 슈어저(현 FA)가 2년 전 류현진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슈어저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 파이널리스트 3명에 포함됐다. 그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다저스에서 15승4패, 평균자책점 2.46, 탈삼진 236개를 기록했다. 경쟁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잭 휠러(14승10패 2.78, 213⅓이닝, 248K), 밀워키 브루어스 코빈 번스(11승5패 2.43, 167이닝, 234K)다.
셋 중 압도적인 투수가 없다. 휠러는 탈삼진과 투구이닝 1위, 번스는 평균자책점 1위다. 슈어저는 그 중간 위치이고, WHIP와 피안타율에서 둘을 앞선다.
슈어저가 시즌 마지막 두 경기를 망치지 않았다면 얘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9월 24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과 3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서 각각 5실점, 6실점하는 바람에 평균자책점이 2.08에서 2.46으로 치솟았다. 승수도 15승에서 멈췄고, 탈삼진도 2경기서 10개 밖에 추가하지 못했다. 마라톤 40㎞ 지점서 추월을 허용한 것이다.
ESPN은 '슈어저는 마지막 2경기 등판을 남기고 가장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였다. 그러나 그 2경기서 10⅓이닝 동안 11실점을 하면서 휠러에게 역전을 허용한 꼴이 됐다'며 '필라델피아의 허약한 수비를 뒤에 두고도 휠러는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WAR 7.6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ESPN 패널 13명이 참가한 모의 투표에서 휠러가 가장 많은 6표를 얻었고, 슈어저 4표, 번스 3표에 그쳤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모의 투표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로비 레이가 10표를 얻은 것과 대조적이다.
과연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투표 결과는 18일 공개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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