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비지니스 협상은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하다.
누가 협상 우위를 점하느냐의 문제다. 그 외 여러 복합적 요소들은 부수적인 문제일 뿐이다.
FA 협상이 딱 그렇다.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인가'가 첫번째. '대안이 있는가'가 두번째. '데려갈 타 팀이 있는가'가 세번째다.
세번째 FA 자격을 얻는 삼성 베테랑 포수 강민호(36)에 대입해보자.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다. 대안도 없다. 데려갈 타 팀도 있다.
세가지 조건이 모두 선수를 향하고 있다. 결국 협상우위는 구단이 아닌 선수가 쥘 수 밖에 없다.
강민호가 따뜻한 겨울을 맞을 전망이다.
적어도 원 소속팀 삼성과는 협상 우위에서 FA 협상을 펼칠 전망이다.
강민호는 현재 삼성에 없어서는 안될 절대적 존재감의 안방마님이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올 시즌, 마운드 재건에 있어 강민호의 공이 컸다. 선발 44승 트리오인 뷰캐넌(16승) 원태인(14승) 백정현(14승)이 강민호와 호흡을 맞추며 최고의 시즌을 완성했다.
그나마 포수 낯가림이 덜한 백정현 등판 때 강민호를 쉬게 하려 했으나 시즌 초 패전이 늘면서 백정현 등판 때도 강민호가 거의 맞춤형으로 마스크를 썼다. 올 시즌 백정현의 강민호와 호흡을 맞춰 패한 경기는 단 한번 뿐이었다. 5월26일 창원 NC전 이후 파죽의 11연승 행진 때는 단 한차례를 제외한 10승을 모두 강민호와 호흡을 맞춘 경기에서 수확했다. 마무리 오승환 등판 때도 꼬박꼬박 강민호가 마스크를 썼다. 결과는 44세이브로 구원왕 등극. 블론세이브는 단 1차례 뿐이었다.
삼성 마운드 재건의 일정 지분이 포수 강민호에게 없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중참 트리오 김민수(30) 김응민(30) 권정웅(29) 등 수준급 포수들이 있지만 풀 시즌을 치를 정도는 아니다. 장단점이 제 각각이라 종합적인 측면에서의 완성도가 강민호에 미치지 못한다.
'차세대 주전 포수'로 각광 받던 3년 차 김도환(21)은 상무 입대를 결정했다. 동기생 이병헌(22)이 제대했지만 겨우내 키워 내년 바로 주전으로 투입하기엔 리스크가 있다. 결국 이병헌 김도환이 자리를 잡는 동안 강민호라는 시간적 완충 장치가 필요한 셈이다.
여기에 타 팀 이적 가능성도 열려 있다.
강민호의 올 시즌 연봉은 지난 시즌 12억5000만 원에서 60% 삭감된 5억 원이었다. FA 이적을 원활하게 하려는 선수 측 요구였다.
이에 따라 강민호 영입을 원하는 팀은 '재자격 FA' 보상기준(C등급)에 따라 전년도 연봉의 150%인 7억5000만원만 주면 된다. 풀 타임 안방마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팀이 복수로 있는 상황이라 선수로서는 유리한 국면이다.
롯데와 삼성에서 두차례의 FA계약을 통해 누적 155억 원의 몸값을 챙긴 강민호. 여러모로 또 한번 협상우위의 상황에 놓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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