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추신수(39·SSG 랜더스)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 마이너리거 복지를 위해 힘썼다.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가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기억이 후배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저연봉으로 훈련 장비 뿐만 아니라 숙식 문제를 겪는 마이너리그 선수를 돕기 위해 기부금을 쾌척했다.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국내 어린 선수들의 후견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권광민(24)도 그중 한명이었다. 한국 출신 야수 2위(1위 추신수·137만달러) 규모인 120만달러 계약금을 받고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권광민에게 미국은 낯설기만 한 곳이었다. 힘겨운 도전을 펼치던 시기 추신수는 권광민에게 용기를 준 선배였다. 권광민은 "스프링캠프에서 만남을 갖기도 했고, 만나서 식사를 하기도 했다"고 고마움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일찌감치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몸 만들기에 돌입한 권광민에 대한 한화의 평가는 후한 편. 최근 연습경기에서 권광민의 활약을 지켜본 최원호 한화 퓨처스(2군) 감독은 "컨텍트, 파워 모두 좋더라. 무엇보다 공을 배트 중심에 잘 맞췄고, 타구 방향과 궤적도 좋았다"며 "중견수 자리가 자신 있다고 해 맡겨봤는데, 움직임도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중장거리 외야 자원이 부족한 팀 사정을 들여다보면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여준 권광민에게 충분히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절 도움을 받았던 '롤모델' 추신수와 한 그라운드에서 뛰는 꿈이 실현될 수도 있다.
권광민은 "(추신수 선배가) 다시 미국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SSG와 재계약을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한 그라운드에서 만나기 위해선 우선 내가 먼저 1군에 진입할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교 시절 권광민은 '5툴 플레이어', '제2의 추신수'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선 빛을 발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의 방출 이후 호주 프로리그 합류, 독립리그 선수 등 우여곡절이 이어졌다. 권광민은 "미국에선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쉽지 않더라. 하지만 꿈이 있어 도전했던 무대였다. 나를 응원해주는 부모님 생각을 하며 버텼다"고 돌아봤다. 미국 생활을 접고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했던 시기를 두고는 "나를 낮추고 돌아볼 수 있었던 시기"라고 회상했다.
다시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하는 권광민의 키워드는 '간절함'이다. "트라이아웃에서 최선을 다해 임했지만, 드래프트에서 뽑힌다는 장담을 할 수 없어 긴장을 많이 했다. 어디든 기회를 주셨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고 밝힌 권광민은 "내가 아직 수치적인 목표를 밝힐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1군에서 부상 없이 뛰고 싶은 마음 뿐이다. 1군 출전이 첫 시즌 목표"라고 밝혔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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