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의 믿음에 응답한 남궁훈, 성과로 입증하다.'
카카오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성장 신화를 쓴 회사이다.
NHN의 전신인 한게임을 만든 후 웹보드 게임을 기반으로 한때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로 성장시켰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이 업계를 떠났다가 홀연 카카오톡이란 메신저로 재등장, 국내 2대 포털인 다음을 인수한 이후 금융, 음악과 웹툰을 위시로 한 문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모빌리티, 게임 분야 등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카카오를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 기업을 일궈냈다.
100개가 넘는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김 의장이 가장 애착을 갖는 분야는 단연 게임이다. 계열사 카카오게임즈가 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캐시카우라는 이유도 있지만,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게임 분야를 선뜻 맡긴 이는 다름 아닌 남궁훈 대표(49)이다. 한게임을 함께 세우고 일궜던 '동지'로서의 의미와 동시에, 카톡을 이용한 게임 퍼블리싱에 머물던 카카오게임즈의 체질을 개선하고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이른바 '3N' 게임사에 버금갈 글로벌 회사로 키우기 위해선 남궁 대표가 최고의 적임자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2016년 4월 통합 법인을 출범시켰고, 이어 2017년 11월 카카오의 게임사업 부문을 모두 흡수, 카카오의 유일한 게임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를 완성시킨 남궁 대표는 채널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사업의 첫 변화를 퍼블리싱으로 잡았다. 온라인게임 '검은사막'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게임 '놀러와 마이홈' '프렌즈' 시리즈 등을 성공시켰지만, IP(지식재산권)을 보유하지 못한 퍼블리셔의 한계는 분명했다.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매출이 대폭 줄어 회사의 존립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결국 답은 자체 개발력 보유와 인수 합병을 통한 IP의 확보였다.
남궁 대표의 본격 역량이 발휘된 곳이 바로 이 지점이었다. 아무리 카카오 계열사라도 경쟁이 치열한 게임산업에선 후발 주자에 불과한 상황에서 남궁 대표는 한게임 시절부터 쌓아온 네트워킹과 신뢰를 바탕으로 캐주얼 게임부터 개발력을 쌓아나가면서 가능성 있는 신생 스튜디오 발굴에도 적극 나섰다. 2018년 넷마블 텐센트 크래프톤 등으로부터 이끌어낸 1400억원의 투자금은 제대로 '마중물' 역할을 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무려 58조 5540여억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이전에 있던 IPO(기업공개) 기록을 죄다 경신하며 코스닥 시장 상장에도 성공할 만큼 투자자들로부터 기대감을 받았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아키에이지'를 개발한 엑스엘게임즈의 인수를 성사시키며 대형 IP를 확보했고, '가디언 테일즈'의 성공적인 퍼블리싱, 그리고 김재영 대표 사단의 개발력을 믿고 투자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지난 6월 출시해 3분기 매출 4662억원으로 자체 신기록을 세우는 등 불과 창업 5년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오딘'이 17일 부산 KNN시어터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게임대상'(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스포츠조선-전자신문 공동 후원, 한국게임산업협회 주관)에서 최고상인 대상(대통령상)을 수상, 메이저 게임사로서의 확고한 신고식을 했다.
남궁 대표는 올 3분기를 기점으로 '카카오게임즈 시즌2'의 방향성으로 'Beyond game'(게임을 넘어), 'Beyond Korea'(한국을 넘어)를 제시했다. 게임의 본질인 'PLAY'(플레이) 영역을 살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되는 스포츠, 메타버스, NFT(대체 불가능 토큰) 등 세 분야에 집중하며 글로벌 진출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남궁 대표는 "'오딘'의 게임대상 수상으로 플랫폼, 퍼블리싱을 넘어 개발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성과를 인정받게 돼 무척 의미가 크고 유저들께 감사하다"며 "새로운 방향성을 잡은 가운데,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문제, 디지털 소외 계층 문제 등 여러 사회적 이슈들을 보다 적극적이고 현명하게 풀어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3N'이 1960년대생 창업자들의 독무대였다면, 이제 1970년대생 창업자들의 선두 주자로 남궁 대표가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김 의장의 부름에 응답한 남궁 대표가 '믿음의 선순환'을 통해 성공적인 시즌1을 마치고 새롭게 나서려는 시즌2, 여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부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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