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유격수 이학주(31) 거취가 스토브리그 핫이슈로 떠올랐다.
삼성 홍준학 단장의 최근 한 방송 매체와의 인터뷰가 도화선이 됐다. "원칙적으로 트레이드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공개 트레이드를 사실상 시인했다.
다만 "타 구단과 조건이 딱 맞아야 한다"며 "예를 들어 지방 A 구단의 경우 내야수 용병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것 아니겠는가? 카드가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단장이 암시한 지방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 해당 용병은 마차도다.
롯데는 실제 외인 유격수 마차도의 거취를 놓고 고심중이다.
팀 내 주포들의 고령화가 가속화 되면서 중심 타자를 맡아줄 외인 영입에 대한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한 전제 조건이 바로 안정된 수비력을 갖춘 풀타임 유격수 확보다.
삼성에서 더는 뛰기 힘든 이학주 카드가 안성맞춤이다.
이학주는 올림픽 브레이크 당시 지각 등 내규 위반 등으로 징계를 당했다. 선수단 내 적응에도 힘겨운 모습이었다. 결국 이학주는 9월18일 엔트리 말소를 끝으로 1군에서 사라졌다. 6년 만의 가을야구에도 끝내 합류하지 못했다.
내년 전망도 썩 밝지 않다.
선수단 내에서는 이미 이학주의 이적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트레이드 하는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문제는 유격수 이학주의 선수 가치다.
한때 트레이드 시장에서 뜨거웠던 이학주에 대한 각 구단의 관심은 세 시즌을 거치면서 많이 희석됐다.
이학주가 KBO 무대에 데뷔한 2019년 부터 유격수가 필요했던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가 이학주 영입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SSG는 올시즌 박성한(24)이란 걸출한 3할 유격수를 발굴해 내는데 성공하며 묵은 고민을 덜어냈다. 상무를 거친 군필 예비역. 이학주에 대한 과거 같은 로망은 없다.
현 시점에서 당장 풀타임 유격수가 급한 팀은 두 군데. 키움과 KT다.
김하성 미국 진출 이후 키움은 김혜성 2루 전환 이후 김휘집 신준우 등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신진 양성에 힘썼다. 키움은 베테랑 영입보다는 유망주 성장을 우선시 하는 팀이다. 정 안되면 김혜성을 다시 유격수로 돌릴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이학주 트레이드 시장에 참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우승팀 KT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4전 전승으로 꺾고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KT. 겨우내 왕조 구축을 위한 내실다지기에 나선다.
이를 위해서는 내야 강화가 절실하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26)의 거취가 관건이다. 병역 미필인 그는 창단 첫 우승으로 선택이 홀가분해진 상황. "내년까지 뛰겠다"는 의지지만 내년 입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전천후 내야수 신본기와 권동진 천성호 등 백업 내야수들이 있지만 고참 2루수 박경수와 3루수 황재균 등의 백업도 필요하다.
이학주는 여러 변수에 대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내야진 세대 교체를 무리 없이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는 카드다.
이학주는 부드러운 땅볼 타구 처리 능력과 강한어깨로 내외야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선수. 타자로서도 일발장타와 함께 결정적 순간 해결하는 클러치 능력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우승 사령탑인 KT 이강철 감독은 이학주의 국내 데뷔 첫해 그의 유격수로서의 장점에 대해 큰 호감을 보인 바 있다.
다만, 관건은 KT가 삼성이 만족할 만한 카드를 제시하느냐 여부다.
이미 공개 트레이드 천명으로 '삼성 잔류'라는 선택지가 좁아진 상황. 팀 내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학주의 가치는 급락한 상태다. 머리 복잡한 일이 많았던 점을 감안해도 설상가상 올 시즌 성적마저 최악이었다. 66경기 0.206의 타율에 4홈런, 20타점.
교환 가치가 떨어진 이학주를 부활 가능성만 믿고 선뜻 큰 카드를 내밀기가 쉽지 만은 않다.
삼성도 아무 선수하고나 바꿀 수는 없다. 고교 졸업 후 미국에 직행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천재 유격수' 출신. 트레이드 등 결정적 계기 속에 마음을 다잡으면 포텐이 대폭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팔자니 카드 맞추기가 힘들고, 그냥 두자니 계륵이 될 수 밖에 없는 삼성의 이학주 딜레마. 과연 우승팀 KT가 롯데와 함께 이학주의 잠재적 구매자가 될 수 있을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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