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지금껏 없었던 기업의 시대, IBK기업은행이 세상을 바꾸는 기업들과 함께합니다.' IBK기업은행 홈페이지 전면에 내세워진 마케팅 문구다.
IBK기업은행 알토스 배구단은 그야말로 '없었던 시대'를 만들었다.
기업은행은 1라운드 내내 승리를 거두지 못하다 지난 16일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전에서 풀세트 끝에 승리를 거두며 첫 승과 함께 승점 2점을 얻었다.
2020 도쿄 올림픽 4강 멤버였던 김희진 김수진 표승주가 굳건하게 있었지만, 이상하게 기업은행은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기업은행의 부진 미스터리는 하나씩 풀려갔다. 지난 12일 주전 세터이자 주장 조송화는 KGC인삼공사 경기 후 숙소를 떠났다. 팀에 다시 합류했지만, 페퍼저축은행전 직후 다시 팀을 이탈했다.
서남원 감독의 훈련 방식이 맞지 않아서 불만이 생겼고, 결국 무단 이탈이라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은 조송화 한 명이 아니었다. 김사니 코치가 갑작스럽게 사퇴의 뜻을 밝히며 팀을 이탈했다.
구단은 "구단에 알렸지만, 감독에게 전달되지 않아서 무단 이탈이라는 오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구단과 감독이 소통이 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 단적인 예였다.
구단도 일찌감치 조송화과 김 코치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 결국 칼은 서 감독에게 향했다.
기업은행은 21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구단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선수와 코치 면담 등을 통하여 진상을 조사해왔으며 이에 따른 팀 쇄신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운을 뗐다.
쇄신 방안은 서 감독과 단장의 경질. 구단은 '서남원 감독에 대해 팀 내 불화, 성적 부진 등 최근 사태의 책임을 묻고, 구단은 팀 쇄신 차원에서 감독뿐 아니라 배구단 단장까지 동시 경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팀을 이탈한 조송화 선수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탈 선수 문제 등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사직의사를 표명한 김사니 코치에 대하여는 사의를 반려하고 팀의 정상화를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무단이탈한 코치가 감독대행이 된 셈이다. 기업은행은 23일 흥국생명 원정경기부터 김사니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르게 됐다.
팀 내 불만을 '도망'으로 해결하려던 코치에 맡겨진 '책임감' 있는 자리. 기업은행이 말한 '지금껏 없던 세상'이고, 그들이 강조한 '신뢰'는 상식과는 다소 멀어보였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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