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우승 소망을 이룬 KT '맏형' 유한준(40)이 전격 은퇴한다.
동갑내기인 LG 포수 이성우도 은퇴를 선언했다. 현역 최고참이던 1981년 생의 퇴장.
이제는 남아 있는 '황금세대' 1982년 생이 리그 최고참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SSG 랜더스 추신수 김강민,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주인공이다.
그 중 유일한 투수인 오승환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미 올시즌 부터 리그 최고참 투수가 된 오승환은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44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온 몸으로 일깨웠다.
전성기가 지나도 한참 지났을 나이. 하지만 그는 자신이 기록한 KBO 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2006년, 2011년 각 47세이브)에 불과 3개 차로 다가서며 팀을 암흑기에서 탈출시켰다. 오승환이 든든하게 뒷문 단속을 한 덕분에 삼성은 시즌 2위로 무려 6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와 성찰이 있었다.
오승환은 누구 못지 않게 자기관리가 투철한 선수. 국내 복귀 이후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나이 먹었다고 생각하면 약해진다. 늘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 그게 먼저였다"는 불혹의 자신감. 나이 이야기를 하면 "나이를 보는 것 보다 성적과 기량을 먼저봐야 한다"고 역설했던 끝판왕.
하지만 세월의 더께는 속도 차가 있을 뿐 모두의 어깨에 내려앉는 눈발과 같았다. 돌직구 하나로만 경기를 끝내던 시절의 '청년 오승환'은 더 이상 아니었다.
몸의 변화, 공의 변화를 스스로 인정했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스스로 변화의 길을 택했다. 변화구 비중을 늘렸고, 제구를 더 가다듬었다.
노력의 결과는 놀라웠다. 제2의 전성기가 펼쳐졌다.
변화가 두려워 발걸음을 멈췄던 수많은 선배들과는 다른 길. 구원왕 복귀가 가능했던 이유다.
오승환은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과 끊임 없이 소통하는 한 한계는 없다. 오승환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필요하다면 또 한번의 변신도 기꺼이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오승환은 투수 최고참이자 리그 최고참으로 2022년을 누빈다. 어쩌면 남은 타자동기들의 은퇴 이후에도 가장 긴 시간 마운드에 설 지 모른다. 충분한 체력과 정신적 육체적 준비가 돼 있는 후배들의 살아 있는 귀감이 되는 멋진 베테랑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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