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두 자릿수 시청률도 목전이다. 5.7%로 시작한 드라마가 단숨에 9.4%를 찍었다. 클리셰를 비틀고 신선함을 넣은 이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이 MBC 드라마의 부활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정조 이산의 이야기를 담아냈던 대표적 드라마 MBC '이산'(2007) 이후 14년 만에 완벽한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중이다. 역사적으로도 이미 알려진 이야기로, 시청률 40%에 육박했던 드라마 '이산'이 이미 굳건한 예시로 남아있지만, 시원 시원한 클리셰 파괴로 재탄생한 '옷소매 붉은 끝동'(정해리 극본, 정지인 송연화 연출)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다시금 이 이야기에 집중되도록 만들고 있는 것. 왕위에 오를 때까지 숱한 반대를 물리쳤던 이산의 일대기부터 그를 향한 마음을 일관되게 보여줬던 성덕임의 이야기가 이준호와 이세영이란 배우를 만나 다시금 춤추고 있다.
MBC는 이미 정통 사극의 명가로 이름이 난 상태였다. '이산'을 포함해 '대장금', '동이' 등 이름만 들어도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아는 사극들이 시청자들을 만났다. 퓨전 사극에서도 강점을 보여줬다. '다모'와 '해를 품은 달'은 이때까지도 언급되는 명작이다. 이미 사극 명가로 정통했던 MBC는 '옷소매 붉은 끝동'에 그 노하우를 쏟아부으며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만드는 중. 드라마 내 등장하는 미술과 연출 등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들에 대한 칭찬이 쏟아지는 것도 이 덕분이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하는 것도 '옷소매 붉은 끝동'이 가진 매력 포인트. 왕과 세자의 움직임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궁인들이 아닌, 자신의 주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는 성덕임의 성장사가 특히 안방에 신선함을 선사한다. 이산의 말에도 '절대 복종'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뚜렷이 밝히고, 오히려 금족령에서 그를 구해주는 사람은 바로 성덕임의 기지라는 것을 봤을 때, 그동안 일반적으로 자리잡았던 '일방 구원' 서사를 벗어났다는 느낌까지 받는 것. 특히 성덕임이 동덕회의 정식 일원이 되어 활동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기존 드라마들과는 확연히 다른 전개 구조를 가져가기도 한다.
또 성덕임과 그의 궁녀 친구들인 김복연(이민지), 배경희(하율리), 손영희(이은샘)가 웃고 떠드는 모습에서 청춘물의 느낌을 확연히 받는 것은 물론, 성덕임이 자신에게 주어진 수수께끼 같은 생존 퀘스트를 하나씩 해결해가는 모습에서도 재미가 더해진다. '궁궐에서 살아남기'로 보이는 무한 퀘스트의 굴레에서 당당히 정답을 외치고 중전에게까지 해결책을 제시하는 성덕임의 당찬 면모들이 시청자들에겐 통쾌한 포인트로 다가오는 것.
여기에 단단하면서도 속은 아직 여린 이산을 자신 만의 색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준호가 만든 서사들도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미 '이산=이서진'이라는 공식이 형성돼 있음에도 그 틈을 현명하게 파고드는 이준호의 진심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할아버지 영조로부터 받았던 과거 아동학대를 숨기지 않고 성덕임에게 고백하고, 놀란 자신의 마음을 숨기려 그를 내치는 것이 아닌 옆에 두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또 자신을 지켜주겠다 다짐하는 성덕임의 앞에서 눈물을 숨기지 않고 흘려보내는 것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세손의 모습. 앞으로 두 사람이 서로를 '쌍방 구원'할 수 있는 서사임을 확인한 장면으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두 사람 사이 점점 무르익어가는 멜로 라인도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지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들이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는 것. 이산의 당김에도 넘어가지 않는 성덕임의 단단한 모습과 그를 당기는 이산의 모습이 적당한 밀당 속 긴장감을 형성하며 드라마 속에서의 재미를 더해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매회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하는 모습들이 분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옷소매 붉은 끝동'이 두 자릿수 시청률을 거뜬히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심는 중이다.
MBC는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앞서 '검은 태양'으로도 최고 시청률 9.8%(3회)를 기록했던 MBC는 '옷소매 붉은 끝동'을 만나 과거 드라마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는 상황. 드라마를 줄줄이 폐지하며 독한 변신을 꾀했던 MBC가 2021년을 호평 속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이어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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