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30대 중반이 돼 생애 첫 FA 기회를 얻은 거포. 후배는 팀의 전설이 돼주길 바랐다.
2005년 프로에 입단한 박병호(35·키움 히어로즈)는 17년 만에 FA 자격을 얻었다. 늦게 잠재력이 터졌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에서도 2년을 보냈다.
지난 2년 간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 정도로 정확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박병호는 FA 등급제에서 보상등급 C등급을 얻어 영입하려는 구단은 보상선수 없이 보상 150%만 지급하면 된다. 연봉이 15억원이라 22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을 지불해야 하지만, 거포 보강이 필요한 구단으로서는 한 번쯤 고려해볼만한 카드다.
박병호가 FA 자격을 얻으면서 키움 선수들도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올 시즌 타율 3할6푼을 기록하며 타격왕에 오른 이정후는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어린 선수들 입장에서는 선배님께서 남아서 기둥이 되고 버팀목이 되면 정말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남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이었지만, 박병호의 선택은 존중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FA 자격을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던 만큼, 가장 좋은 혜택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정후는 "미국을 다녀오셔서 늦어졌지만, 선배님께서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 것이다. 내 개인적인 감정을 넣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남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구단이나 사장님, 단장님께서 알아서 잘 해주시겠지만, 선배님이 남아주셔서 우리가 우승하는 그날까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 계속 남아 있으시면 영구결번이 되지 않겠나"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정후는 "어떤 선택을 할 지 모르겠지만, 그 선택에 있어서 선배님 편에 있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키움 구단은 "박병호가 팀에 기여한 부분도 많고, 여전히 필요한 선수다. 협상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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