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여자배구판을 뒤흔든 IBK기업은행의 내홍은 마무리될까.
여자배구 6개팀 사령탑은 김사니 기업은행 감독대행과의 악수 거부에 이미 뜻을 모았다. 김 대행과 함께 런던올림픽 신화를 쓴 스승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 여자배구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박미희 감독도 힘을 합칠 만큼 공감대가 이뤄졌다.
이들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쾌거 덕분에 축제 분위기로 새 시즌에 돌입했는데, 연일 배구판을 김 대행과 기업은행 기사가 메우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배구뉴스부터 본다"고 할만큼 뼛속까지 배구인인 이들에겐 속상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대회 및 기업은행을 제외한 구단 스폰서들도 불만이 가득하다. 지난해 최하위 팀이었던 현대건설은 강성형 신임 감독 부임 후 컵대회 우승에 이어 개막 11연승까지 내달리고 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소영 더비'를 치른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를 비롯한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남자배구 감독들 역시 한 마음이다. 현재 남자배구는 1위 한국전력(승점 20점)부터 6위 삼성화재(승점 15점)까지 매일 순위가 바뀌는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다. 최하위 우리카드(승점 11점) 역시 지난해 준우승팀인 만큼 언제든 치고 올라올 저력이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후폭풍에 제대로 치였다.
기업은행 사태는 코치와 선수가 힘을 모아 감독을 쫓아내고 누명까지 씌우려한 문제다. '악수'에 대한 중지가 모인 이상, 배구계는 이제 추가적인 언급을 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30일 장충체육관에서 경기를 치른 차상현 GS칼텍스 감독과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경기 외적인 얘기는 빼자'는 말에 "감사하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화답했다. 같은날 수원에서도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좋은 경기력을 보인 팀이나 선수에 대한 기사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계속 안좋은 기사만 나오고 있어서 배구인으로서 안타깝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단의 빠른 해결이 중요하다"며 기업은행의 결단을 촉구했다.
기업은행의 요청에 따라 한국배구연맹(KOVO)이 조송화(28)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하긴 했지만, 중징계가 내려질지는 의문이다. 조송화의 행동은 음주운전이나 폭행 같은 현행 법에 저촉되는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학폭 논란에 가깝다. 방출 등 구단 내부적인 징계로 해결할 일이다.
만약 연맹이 경징계를 내린다 한들, 조송화나 김 대행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가 없다면 기업은행은 계속되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조송화와 함께 할 수 없다'던 구단 입장 또한 일시적인 회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충분하다.
기업은행은 '연맹의 결정'에 책임을 미루려는 모양새다. 서남원 전 감독에게 그랬던 것처럼, 잔여 연봉에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단순 계약 해지의 경우 모든 연봉을 지급해야하지만, 선수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는 근거가 있을 경우 계약해지일 이후로는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새 감독을 물색중이라곤 하지만, 김 대행이 직접 밝힌 대로 코치진이 새 감독이 아닌 '윗분'의 의중대로 꾸려진다면 의미없는 면피에 불과하다. 현재로선 새 감독의 빠른 선임을 통해 내부 문제를 뿌리뽑는 것만이 의심과 질책을 피할 수 있는 길이다.
장충=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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