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더 투지있게, 슬라이딩 해야지!"
프로 첫 데뷔 시즌을 치른 롯데 자이언츠 손성빈(19)의 머릿속에 남은 한 마디다.
손성빈에게 올해는 보너스 같은 1년이었다. 당초 지난 8월 입대 예정이었지만, 상무로 마음을 바꿨다. 이후 1군으로 승격, 20경기에 출전했다. 타격 성적은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 2군 시절 2할을 밑돌던 타율을 감안하면 오히려 '1군 체질'을 입증한 셈이다. 손성빈은 "기록이 안 나오면 마음이 초조해진다. 서머캠프 하면서 이병규 코치님하고 같이 연습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먹었더니 성적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손성빈에겐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 1군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는 어린 신인임에도 적지 않은 경기에서 마스크를 썼다. 이승헌과 호흡을 맞춰 선발로도 2경기 나섰다. 덕분에 상무에 지원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10월 23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을 꼽았다. 6-14까지 뒤지던 롯데가 15-15로 따라붙은 경기다. 손성빈은 9회말 2사 1,2루에서 한화 마무리 강재민을 상대로 대타로 나섰다. 시원한 타구를 쏘아올렸지만, 좌익수 뜬공이었다.
"대주자로 나갈 준비하고 있는데 대타 콜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초구 2구 볼, 3구에 슬라이더 꽂히니까 긴장이 확 되더라. 전진 수비인줄 알고 '됐다!' 했는데, 외야가 정상 수비를 하고 있더라."
하지만 손성빈은 선배의 뼈아픈 한마디도 떠올렸다. 자신의 주루 플레이 실수에 대한 '캡틴' 전준우의 일침이다.
"LG 트윈스전 1,2루 상황에서 3유간 땅볼 때 빠진 줄 알았다. 그런데 오지환 선배가 그걸 잡아서 날 아웃시키더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홈에서 예상치 못하게 동타임이 나온 적 있다. 이땐 살긴 했는데, 두번다 슬라이딩을 하는게 맞는 상황이었다."
전준우는 손성빈을 향해 "어리면 더 투자있게 해야지, 왜 슬라이딩 안했냐"고 보다 성실한 플레이를 요구했다는 것. 손성빈은 "해야될 플레이를 안 한거니까 내 잘못이 맞다. 앞으로는 더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손성빈의 재능에 대한 롯데 구단의 신뢰는 두텁다. 이미 1군에서 여느 선배 못지 않은 강심장과 침착함은 입증됐다. 앞으로 시간을 갖고 잘 키우면 사직 안방을 맡길 만한 인재로 성장할 거란 확신이 있다.
상무 최종 합격 여부는 오는 7일 발표된다. 손성빈은 이번 후반기 성과에 고무돼있다. 설령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내년 추가 모집에 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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