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가 미안하다. 감독이 외국인 선수만 잘 뽑았어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어느덧 3라운드로 넘어왔지만, 현대캐피탈의 순위는 6위.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14일 우리카드전에서도 세트스코어 1대3으로 패했다.
뜨거운 경기였다. 세트스코어 0-2에서 3세트를 따냈고, 4세트에는 듀스 혈전을 펼쳤다. 만약 4세트를 따냈다면, 5세트는 현대캐피탈 쪽으로 기울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히메네즈가 부상으로 결장함에 따라 승부처에서 마침표를 찍을 힘이 부족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신영석 트레이드를 통해 본격적인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군에서 돌아온 허수봉(23)은 외국인 선수 같은 타점과 폭발력을 뽐내고 있고, 신인상 김선호(22)의 존재감도 돋보인다. 1m97의 장신 세터 김명관(24)에게 거는 기대도 컸다. 리베로 박경민(22) 역시 인상적인 첫 시즌을 치렀다. 외국인 선수 없이도 1라운드 4승2패할 때만 해도 봄배구를 향한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2라운드는 2승4패로 주저앉았고, 3라운드에선 3전 전패를 기록중이다. 12월만 따지면 4연패다.
우리카드전 직후 만난 최 감독은 "선수들한테 너무너무 미안하다. 몸둘바를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은 반갑고 기쁘지만,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기에 속상한 마음이 컸다.
"외국인 선수를 잘 뽑고, 관리를 잘해서 어린 선수들이 더 탄력을 받게 해줘야하는데. 내가 왜 그걸 잘 못하는지. 우리가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 외국인 선수만 잘 뽑았어도…"
이날은 히메네즈가 빠진 라이트에 허수봉이 나섰고, 레프트로는 전체 1순위 신인 홍동선(20)이 선발출전했다. 두 명의 센터(박상하 최민호)를 제외한 주전 라인업 전원이 신예 선수로 구성됐다. 신예 5인방의 평균 나이는 22.2세다.
당초 '라운드당 승점 7점'을 목표로 삼았다. 오는 22일 전광인이 제대하고, 새 외국인 선수(히메네즈)가 올라오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어린 선수들의 분투에도 좀처럼 승점을 쌓지 못하고 있다. 최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라 굴곡이 있을 거라 예상했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버텨주고 있는데, 내가 너무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선수들이 긍정적으로 경기에 임해줬으면 한다"며 연신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미래가 밝다. 최 감독은 이날 21득점하며 우리카드의 알렉스-나경복 쌍포에 맞서싸운 허수봉에 대해 "앞으로 현대캐피탈의 주인공이 될 선수다. 솔직히 기대 이상"이라며 칭찬했다.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한 김명관에 대해서도 "패턴 플레이를 바꾸다보니 좀 흔들렸던 것 같다. 그래서 1세트에 잠깐 빼고 이원중을 넣었다. 잘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격려했다. 문성민 최민호 박상하 등 고참들을 향해서는 "베테랑들의 책임감이 보인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보이다르 보치세비치를 부상으로 교체한 바 있다. 하지만 히메네즈마저 부상에 시달림에 따라 또 한번 교체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최 감독은 "17일 한국전력전 출전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교체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장충=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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