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 리빙레전드 박주영(36)이 서울과의 결별을 직접 발표하며 10년간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주영은 15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만남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헤어짐도 있다. 제가 선수로서 서울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전적으로 팀이 원할 때까지다. 그런데 이제는 그 시간, 새로운 준비와 도전을 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그동안 서울에서 정말 행복했다. 자부심과 행복한 기억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작별사를 남겼다.
2005년 서울에서 프로데뷔해 2008년까지 활약한 박주영은 AS모나코, 아스널, 셀타비고 등의 소속으로 근 7년간 유럽 무대를 경험한 뒤 2015년 서울로 돌아와 지난 시즌까지 활약했다. K리그에선 온전히 서울에서 뛰며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다. 두 차례 계약연장을 통해 올해도 상징적인 서울의 10번 유니폼을 달았다. 전임 박진섭 감독 체제에선 꾸준히 중용을 받았지만, 지난 9월 안익수 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는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됐다. 안 감독은 백전노장 보다 조영욱 나상호 강성진과 같이 젊고 빠른 선수들을 중용했다.
안 감독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최하위에 처진 팀을 7위로 이끄는 과정에서 박주영을 외면한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다른 팀에 가서도 박주영이란 이름에 걸맞은 메시지를 보여달라"는 말로 결별을 암시했다. 이 발언 이후 박주영의 거취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박주영은 이에 대해 "내 상황을 직접 말하는 게 추측과 오해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과 시즌 종료 전까지 3번 미팅을 했다. 서울은 유스팀 지도자를 제안했지만, 나는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리고 이제 선수로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팀을 알아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2021시즌을 겪으며 '이대로 은퇴할 수 없다. 마음껏 뛰어보고 은퇴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팀에서 박주영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루머가 축구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나도는 가운데, 박주영은 "아직 다음 행선지가 정해지진 않았다"고 했다. 앞으론 선수 본인이 직접 밝힌대로 서울을 제외한 팀들과 '공식적으로'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축구계에는 박주영의 이름값과 '한방'을 터트릴 능력에 기대를 건 구단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관측과 노쇠화라는 현실적인 요인으로 인해 시장의 환영을 받진 못할 거란 관측이 공존한다.
한 국내 에이전트는 "박주영이 올해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구단이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도 "만약 연봉을 큰 폭으로 삭감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국내팀들을 우선으로 하되, 가족이 머무르는 미국 등 해외이적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연봉보다 뛸 수 있는 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
박주영의 작별사를 접한 서울 구단은 박주영과 입장차가 존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단의 레전드이자 서울을 상징하는 선수이기에 현재 상황에서 그 어떤 말조차도 조심스럽다.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팬들에게 말씀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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