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양현종(33)은 KIA 타이거즈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투수다. '대투수'부터 '막내딸'까지, 양현종을 가리키는 별명만 봐도 알수 있다.
양현종은 평생의 염원이던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국내 복귀를 준비중이다. 하지만 협상이 예상처럼 쉽게 풀리진 않고 있다.
양현종은 KIA의 첫 제안에 도장을 찍지 않았다. 보장액보다 인센티브가 더 높은 설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는 후문.
하지만 사실상 KIA만을 단일 창구로 협상하고 있는 건 양현종 자신이다. 양현종은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에도 꾸준히 KIA에 대한 애정을 표했고, FA로 복귀 결정을 내린 뒤에도 KIA와의 우선 협상을 공표했다. '친정'팀에 대한 애정 표시라기보단 '돌아갈 팀'에 대한 애정 표시였다.
양현종의 아쉬움은 이해할 수 있다. 사실상 첫 FA다. 지난 2016년에는 양현종이 해외진출을 고민하는 사이 KIA가 최형우를 4년 총액 100억원에 영입하면서 양현종에게 계약금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대신 양현종의 연봉은 23억원에 달했다. 보상금이 높아진 만큼 타 팀 이적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금액 상으로 KIA가 양현종에게 할 바를 충분히 했다는 게 야구계의 시각이다.
KIA가 양현종을 위해 준비한 계약은 총액이 1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총액 기준으론 KBO 투수중 첫 100억 클럽 가입이다. 그간 총액 100억원 이상의 계약을 맺은 선수는 최형우(4년 100억) 최정(4년 106억) 이대호(4년 150억) 양의지(4년 125억), 그리고 올겨울 김현수(4년 115억) 박건우(6년 100억)이 전부다. 나성범(유력)을 합쳐도 7명, 그리고 모두 타자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상징성, 투수 첫 100억 클럽이라는 의미까지, KIA가 양현종을 맞이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KIA가 앞서 해외 복귀 선수, 그리고 팀을 상징하는 선수에게 했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는 윤석민이 있다. 윤석민은 2014년 4년 90억원의 역대급 계약을 맺고 KIA에 돌아왔지만, 2015년 2승6패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6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이후 3년간 윤석민의 성적은 44경기(선발 6) 71이닝, 2승10패 11세이브 6홀드에 불과하다.
투수 최고액인 차우찬(4년 95억)은 윤석민보단 낫지만, 역시 금액 대비 성공 사례로 보긴 어렵다. 차우찬은 4년간 총 97경기 572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제몫을 한 건 2017년과 2019년 2년 뿐, 그나마도 리그 최고 에이스급 대우에 비하면 아쉬움이 있다.
그나마 차우찬은 양현종보다 4년 어린 30~33세 시즌이었음을 감안해야한다. 리그에서 보여준 성적이 다르다고는 하나, 양현종은 2019년 커리어 하이급인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의 성적을 낸 이후 하락세라는 평가를 뒤집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미국에서도 메이저리그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조차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양현종을 향한 KIA의 신중함이 이해가 가는 이유다. 지금 양현종은 자신의 커리어 역대 최대 위기를 맞이한 상황. 구단은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워줄만한 '총액'을 제시했다. 양현종은 보장액수가 아닌 총액을 바라보며 특유의 승부욕으로 '동기부여'를 보여줄 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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