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올 겨울 FA 시장은 비이성적이다.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파탄 속에 자립능력을 상실한 프로야구단이 마구 '지르고' 있다.
초대형 FA의 상징 총액 100억을 넘는 선수가 속출하고 있다. 두번째 FA도 100억원을 훌쩍 넘긴다. 장기계약의 유행과 함께 100억 클럽이 가속화 되는 추세다.
이미 NC 박건우(6년 100억원)를 필두로 LG 김현수(4+2년 115억원)와 두산 김재환(4년 115억원)이 뒤를 이었다. KIA 계약설이 파다한 나성범은 이들 100억원 트리오를 훌쩍 넘는 올겨울 최고액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한번 점프한 몸값.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전력 지도를 바꿀 수 있다'는 판단이 드는 특A급 선수의 경우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1년 후는 과연 어떨까.
현재 시점에서 상상하기 힘든 두 선수가 있다.
NC 포수 양의지(34)와 삼성 외야수 구자욱(28)이다.
양의지는 3년 전인 2019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총액 125억원에 NC로 이적했다. 내년이 4번째 시즌. 두번째 FA를 앞두고 있다.
만약 3년 전 양의지가 같은 조건 하에 올 겨울 첫 FA계약을 했다면 과연 얼마를 받았을까. 미친듯 치솟은 FA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상상하기 어렵다. 최소 150억원 돌파는 확실시 됐을 상황.
당시로선 파격적 계약으로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는 이미 돈값을 충분히 했다. 하위권 팀을 단숨에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2020년 MVP급 공-수 활약으로 팀에 창단 첫 우승을 안겼다. 잘 뽑은 포수 양의지의 힘이었다.
올해 잔부상으로 포수 마스크를 많이 쓰지 못했지만 타자 양의지 만큼은 여전한 리그 최고였다. 2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에 OPS는 10할을 넘나든다. NC 이적 후 타격왕도 했고, 타점왕도 했다.
내년에는 부상을 털고 주전 포수로 NC 반등을 이끌 전망. 115억원의 김현수 동기생. 그는 과연 얼마가 적정가일까. 비록 두번째 FA지만 양의지에 대한 시장 수요는 폭발할 것이다. 이미 스스로 팀을 바꿔놓을 수 있는 포수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단축되는 8시즌 FA가 될 구자욱도 시장에 파란을 몰고올 FA 후보다.
구자욱은 가치 있는 외야수다. 발도 빠른데 파워도 있다. 보살 선두를 다툴 만큼 어깨까지 강하다.
올 시즌은 각성의 시즌이었다.
0.306의 타율과 22홈런, 27도루. 생애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호타준족을 입증했다. 득점왕에 빠른 발로 3루타왕까지 차지했다. 그 덕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명실상부 리그 최상급 외야수임을 인증했던 시즌. 내년 시즌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타격폼에 대한 짧은 방황을 마쳤다. 몸 사리지 않는 투지도 강해졌다.
구자욱은 첫 FA인데다 기간 단축 혜택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이십대 때 자격을 얻는다. 자신이 원할 경우 6년 이상 장기계약도 가능하다. 올겨울 FA 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하면 최대 총액 100억원은 훌쩍 넘어설 수 밖에 없다.
1년 후 최대어로 태풍의 두 눈이 될 양의지와 구자욱. 한껏 부풀려진 시장에 또 어떤 파문을 일으킬지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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