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인생 구속인데, 고교 시절 이후 처음이네요."
한화 이글스 우완 불펜 윤호솔은 올 시즌 막판 최고 구속 153㎞를 찍었다. 2013 신인 드래프트 우선 지명으로 NC 다이노스 지명 후 프로에서 9시즌을 보내는 동안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0㎞ 초중반에 머물러 있었다. 윤호솔은 "정규시즌 막판 3경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이) 153㎞가 나왔다. 나도 놀랐다"고 미소 지었다.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와 이동걸 불펜 코치가 이뤄낸 합작품. 윤호솔은 "이전까지 왼팔이 들리는 폼이었는데, 로사도 코치님과 이 코치님이 '팔을 낮추고 더 심플하게 해보자고 폼 수정을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변화를 위한 예시도 동원됐다. 로사도 코치와 이 코치가 준비한 것은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꼽히는 켄리 잰슨(LA 다저스)과 게릿 콜(뉴욕 양키스)의 투구 영상이었다. 윤호솔은 "'이런 식으로 깔끔하고 심플하게 던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후 좀 더 심플하게 던지려 캐치볼 때부터 신경 썼다"며 "고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153㎞를 던져 봤는데, 나보다 코치님들이 더 좋아하시더라. 감독님도 '내년엔 155㎞까지 던져보라'고 말씀하셔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11경기 13이닝 출전이 전부였던 윤호솔은 올 시즌 55경기 48⅔이닝을 책임졌다. 3승 무패 8홀드, 평균자책점 4.62, 탈삼진 42개를 뽑아내며 데뷔 9년 만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시즌 막판 윤호솔을 두고 "불펜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마무리 경쟁 후보 중 한 명으로 꼽을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윤호솔은 "시즌 초반에 좋았지만, 올림픽 휴식기 이후 경험이 체력 관리를 소홀해 했다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성적이나 기록은 나쁘지 않지만, 스스로 관리를 잘 했다면 좀 더 나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돌아봤다. 이어 "정우람(36) 선배가 풀타임 시즌을 거뜬히 소화하는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 역시 새 시즌 준비를 더 잘 해야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새 시즌 한화 불펜 구상엔 물음표가 달려 있다. 김범수(26)-강재민(24)이 필승조로 자리 잡았으나, 흔들린 마무리 투수 정우람의 반등 여부, 롱릴리프 및 추격조 확보 등 다양한 과제를 풀어야 한다. 올해 비로소 날개를 펴고 마무리 후보 테스트까지 받았던 윤호솔에겐 그래서 더욱 중요한 시즌이다.
윤호솔은 수베로 감독의 평가를 두고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1군에서 기회를 주신 것부터 큰 의미가 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불펜 경쟁을 넘어 차기 마무리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힌 점을 두고도 "(마무리 보직을) 맡겨준다면 누가 마다하겠나. 나름의 욕심도 있다"며 "(강)재민이나 (김)범수, 정우람 선배 등 더 경쟁력 있는 투수가 많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도전하고픈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직구가 우타자에겐 잘 통했던 것 같다. 새롭게 준비하는 구종을 잘 가다듬으면 좌타자에게도 강점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며 "재민이는 사이드암, 범수는 파이어볼러다. 그 둘을 이기기 위해선 구속 뿐만 아니라 커맨드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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