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모든 역사는 인간의 의지와 우연의 충돌이 빚어낸 결과다.
의지대로 이뤄지는 법은 거의 없다. 변동성이 많았던 올 겨울 FA시장이 특히 그랬다.
박건우에 이어 손아섭까지 품으며 스토브리그 큰 손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 NC다이노스.
A플랜은 아니었다. 으뜸 목표는 나성범의 잔류였다.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NC 이동욱 감독은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은 NC 선수"라며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실제 장 초반 나성범의 NC 잔류는 기정사실 처럼 보였다. 시장 최대어임에도 그만큼 NC 구단의 의지가 강력했다. 에이전트 없이 직접 협상을 하던 나성범도 익숙한 창원NC파크에 나와 개인훈련을 하며 순조로운 분위기임을 암시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변수가 생겼다. NC와 조건이 오가는 사이 고향팀과 더 큰 돈을 앞세운 KIA가 참전했다.
이후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나성범과 KIA의 150억원 합의설이 유력하게 돌기 시작했다. 양현종과의 FA계약을 먼저 발표하려던 KIA는 곤란한 상황 속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나성범 잔류가 어렵다고 판단한 NC는 발 빠르게 플랜B를 가동했다.
나성범의 극적인 리턴 가능성과 별개로 애런 알테어가 빠진 중견수 수비가 가능한 선수를 물색했다. 유독 많았던 FA의 외야수. 중견수가 가능한 선수는 박건우와 박해민 뿐이었다.
주포 나성범의 이탈 가능성이 커진 상황. 최종 선택은 타격 쪽에 비교 강점이 있는 박건우였다. 6년 최대 100억원의 파격적 계약으로 올겨울 첫 이적 FA 계약을 신고했다.
당시 NC 임선남 단장은 '나성범+박건우' 동시 계약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름다운 그림"이라며 웃었다. 올 겨울 NC가 꿈꿨던 최상의 조합이었던 셈.
하지만 결국 나성범은 예상대로 6년 150억원이란 올겨울 최고액을 찍으며 KIA로 이적했다.
나성범을 잡기 위해 비축했던 실탄이 남은 NC는 또 한번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롯데와 수도권 한 구단과의 삼각 경쟁 끝에 또 다른 외야수 손아섭을 잡는데 성공했다. 4년 총액 64억원. 또 한번의 파격이었다.
KIA와 6년 150억원에 계약한 나성범이 NC에 잔류시키려 했다면 이 정도 돈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알테어는 1년 전 140만 달러(계약금 20만, 연봉 110만, 인센티브 10만)에 재계약했다. 두번째 재계약을 했다면 인상은 불가피 했다.
결국 나성범 알테어가 잔류했다면 써야 했을 돈을 박건우(6년 100억원) 손아섭(4년 64억원)과 새 외인 타자 닉 마티니(총액 80만 달러, 9억5000만원)에게 쏟아부어 외야 지형도를 싹 바꿨다. 173억5000만원을 들여 재구축한 환골탈태, NC의 올 뉴 외야진이 탄생한 배경이다.
나성범 알테어 강진성 박석민 등 한방을 앞세웠던 NC 타선의 색깔도 다이내믹한 기관총 타선으로 바뀌었다. 비록 한방으로 경기 흐름을 단숨에 결정짓는 과거의 화끈한 모습은 아니더라도 짜임새와 효율성 있는 타선으로 변신했다.
비록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주어진 환경에 따라 발 빠른 대응으로 플랜B를 완성한 NC다이노스. 나성범 발 변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NC에게 FA장은 끝났지만 트레이드
갑작스레 찾아왔던 지난해 어둠을 새로운 희망의 여명으로 바꿔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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