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는 한 달 가까이 락아웃되면서 구단 업무가 올스톱됐다. 시장 수요가 많은 일부 FA들은 락아웃 해제 후 얼마든지 원하는 팀을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은퇴를 선택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FA 내야수 카일 시거가 결국 은퇴하기로 한 것도 락아웃으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시거는 원소속팀 시애틀 매리너스가 내년 시즌 2000만달러 구단 옵션을 포기하면서 FA가 됐다. 그러나 그에게 영입 제안을 해 온 팀은 없었다. 올해 35홈런 101타점을 올린 거포를 잡지 않은 구단들이나, 그렇다고 서른넷에 덜컥 은퇴해버리는 선수나 이해하기 힘들지만, 결정을 누가 대신 해주는 것도 아니다.
시거는 30일(이하 한국시각) 아내의 트위터에 "나와 함께 해 준 가족과 친구, 팬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아주 멋진 여정이었고, 제2의 인생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ESPN은 '시거가 계속되는 락아웃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시장을 테스트하기보다는 은퇴를 결정했다. 그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직후라는 점에서 다소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시거와 비슷한 심정을 지닌 FA가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사이영상을 세 차례 받은 클레이튼 커쇼(33)도 자신의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2개월 정도 남은 스프링캠프 개막까지 어떤 형태로든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커쇼는 올시즌 부상 때문에 22경기, 121⅔이닝 투구에 그쳤다. 9월 복귀 후엔 4경기를 던진 뒤 팔꿈치 부상이 도져 포스트시즌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토미존 서저리를 받아야 할 수도 있었지만, 혈장 주사를 맞으며 재활을 선택했다.
원소속팀 LA 다저스가 커쇼와의 재계약을 망설이는 것은 부상 때문이다. 내년 시즌 개막까지 완쾌된다는 보장이 없는데다, 나이도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급격한 구속 저하와 잦은 부상이 커쇼에게도 고민인 것은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이날 '커쇼는 이제 더이상 지구상에서 최고의 투수는 아니지만, 올시즌 평균자책점 3.55, 29.5%의 탈삼진 비율을 기록하며 여전히 효율적인 투수임을 증명했다'면서도 '하지만 건강 문제 때문에 복잡한 상황이다. 다저스는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지 않았고, 커쇼는 시간을 달라고 했다. 가족과 상의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지난 11월 "커쇼는 아내와 함께 얘기를 나누고자 한다. 가족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하고 싶어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자 한다면 이적할 수도 있다. 그의 고향 댈러스가 연고인 텍사스 레인저스가 유력 후보로 떠오른 이유다. MLBTR은 '커쇼는 특정 힌트를 주지는 않았으나, 그가 다저스나 텍사스가 아닌 다른 팀과 계약한다면 무척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MLBTR은 커쇼의 예상 거취를 묻는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30일 오후 3시 현재 다저스 48.0%, 텍사스 26.1%, 다른 팀 18.0%, 은퇴 7.9%의 응답이 나왔다. 절반 가량의 팬들은 다저스 잔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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