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는 이대호 버금가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손아섭(NC 다이노스)을 떠나보냈다. 3년차를 맞이한 성민규 단장의 큰 그림은 성공할 수 있을까.
부임 이후 성민규 단장의 행보는 일관적이다. 마운드와 센터라인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무엇보다 투수진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사직구장의 리모델링이 대표적인 예다. 홈플레이트를 뒤로 밀고, 펜스를 6m로 높였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5.38, 9위 KIA 4.91)에 그쳤던 마운드의 높이를 한층 높일 수 있는 복안이다.
손아섭은 타격만큼은 정평이 난 선수다. 하지만 약해진 수비력에 대해 NC 다이노스와 롯데는 평가가 갈렸다. 롯데는 손아섭을 창원으로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공격력 공백만큼 수비력 강화와 신예 선수들의 성장을 통해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 그 중심에 외국인 선수 DJ 피터스가 있다.
지난 2년간은 내야 수비 강화에 힘을 쏟았다. FA 안치홍과 수비형 외국인 선수 마차도를 영입했고, 정 훈이 1루에 자리잡으면서 내야가 안정됐다. 그 사이 3루 유망주 한동희가 타선의 핵심으로 자라났다.
이제 시선을 외야로 돌릴 때다. 마차도 대신 역시 빅리그에서도 인정받는 외야 수비수 피터스를 영입했다. 정교함은 부족하지만 걸리기만 하면 한국판 그린몬스터를 연상시킬 사직구장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까지 겸비한 선수다. 대신 유격수 자리는 김민수와 배성근으로 메운다.
지난해 롯데는 중견수 자리에 김재유 신용수 추재현을 번갈아 기용했다. 하지만 세 선수 모두 타구 예측이 뛰어나다고 보긴 어렵다. 손아섭과 전준우에게도 많은 수비부담이 지워졌다.
지난 시즌 짧게나마 자신의 가치를 뽐낸 추재현은 원래 코너 외야수에 맞는 선수다. 어깨만큼은 강하다. 피터스가 중견수, 추재현이 우익수를 맡는다면 외야 수비 레벨이나 범위는 확실히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전망. 설령 전준우가 좌익수에 남더라도, 작년과 달리 좌중간 상당 부분을 피터스가 책임져줄 전망이다.
마운드의 뎁스가 두터워졌다. 래리 서튼 감독 부임 이후 1~2군 투수들을 폭넓게 기용한 결과, 김도규와 이인복이 새롭게 떠올랐다. 데뷔초 고전하던 김진욱도 조금씩 자신의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승헌 최영환은 선발경쟁 요원이다. 김도규와 김진욱은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강력한 불펜을 구축했다. 서튼 감독이 강조하는 선발과 필승조(구승민 최준용 김원중) 사이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또 다른 FA 정 훈은 잡는다는 기조로 논의를 진행중이다. 과거 이대호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스타들만큼은 확실하게 지키던 롯데와는 전혀 다른 행보다.
다만 성 단장의 계약기간이 2022년까지라는 게 관건이다. 성 단장은 '패닉 바이'는 없다는 입장을 시종일관 견지하고 있다. "내 계약기간 때문에 팀에 부담되는 불필요한 투자를 하진 않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롯데 구단은 서튼 감독의 계약기간을 2023년까지 연장, 성 단장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성 단장이 주도한 개혁의 결과가 성공한다면, 선수단 체질 개선의 영웅이 될수 있다. 하지만 첫 해 7위, 올해 8위를 기록한 롯데가 장기적인 전력약화로 8888577의 비밀번호에 준하는 순위를 기록한다면,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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