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대표적인 타자를 꼽으라면 단연 코디 벨린저(26·LA 다저스)다.
2019년 내셔널리그 MVP 벨린저는 지난해 60경기 시즌서 타율 0.239로 심상치 않은 하락세를 보이더니 올해 타격감을 완전히 잃은데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95경기에서 타율 0.165를 기록했다. 24세에 MVP에 오른 선수가 1할대 타자로 전락한 예를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벨린저는 우여곡절 끝에 로스터에 승선한 포스트시즌서 반전 드라마를 쓰는데 성공했다.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푼3리(34타수 12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리그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서 3점홈런을 터뜨리며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다저스는 벨린저와 1년 1700만달러에 재계약하며 다시 신뢰를 보냈다. 올해 1610만달러에서 연봉이 삭감되지 않고 오히려 오른 것은 그가 연봉조정 자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직후에는 다저스가 벨린저를 논텐더로 풀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던 터다.
하지만 벨린저의 위상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저스는 벨린저가 내년 개막전 로스터에서 탈락할 경우 1700만달러(약 200억원)를 온전히 받지 못한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일종의 스플릿 계약인 셈이다.
또한 내년 정규시즌서 올해처럼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메이저리그 신분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31일(한국시각) '2021년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선수들은 부활할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LA 에인절스 앤서니 렌던, 뉴욕 양키스 DJ 르메이휴와 루크 보이트와 함께 벨린저를 집중 조명했다.
SI는 '연봉 1610만달러를 받는 선수가 정규시즌서 벨린저처럼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면 쫓겨났을 것'이라며 '벨린저는 주전 중견수 자리도 잃었다. 다저스는 그가 2022년에 이전 MVP를 탔을 때 수준을 회복하는데 실패한다면 2023년 연봉조정자격 마지막 해를 앞두고 힘든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봉을 대폭 깎을 수도 있고, 논텐더로 풀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벨린저는 지난 4월 장딴지, 5월 햄스트링, 9월 늑골 등 세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올시즌엔 적어도 부상 때문이란 변명을 댈 수 있었다. 만일 내년 시즌 부상이 아닌데도 1할대 타율에 그친다면 빅리거 신분도 포기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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