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리바운드, 처음이지? 잘했어."
10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썸과 하나원큐의 경기가 끝난 후 박정은 BNK 감독은 라커룸에 들어온 이소희에게 이렇게 격려했다.
이소희는 이날 18득점으로 팀내 최다를 기록하며 62대54의 승리에 일조했지만, 스스로는 본인의 첫 두자릿수 리바운드 기록이 더 놀랍고 반가웠다. 이소희는 "공격에 비해 수비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늘 반성하고 많이 준비하고 있다. 특히 궂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데, 오늘 경기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얻게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후 가장 많이 변한 선수는 단연 이소희라 할 수 있다. 이소희는 기존에는 안혜지를 보완하는 포인트가드에 더해 슈팅가드 역할을 하는 다소 어중간한 위치였지만, 박 감독은 이소희에게 슈팅가드와 스몰포워드로 활용하는 '스윙맨'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기존보다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가 조금 줄어든 대신, 3점슛 시도나 성공률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이유다.
1군 풀타임 리거 4년차를 맞는 이소희는 올 시즌 경기당 14.38득점을 올리며 이 부문 8위를 달리고 있고, 3점슛 성공(50개)과 성공률(39.1%)도 국내 최고의 스코어러인 KB스타즈 강이슬에 이어 2위에 기록될 만큼 페이스가 좋다. 지난 5일 하나원큐전에선 26득점으로 본인 커리어하이를 기록한데 이어 10일 똑같은 하나원큐전에선 리바운드 신기록까지 세우는 등 한층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자리를 내준다고 모든 선수들이 기회를 잡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명품 포워드'이자 슈터 출신으로서 이소희의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고, 박 감독의 판단은 제대로 적중하고 있다.
특히 박 감독 부임 후 슈팅을 하는 손을 다시 바꾼 것은 일단 현재로선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당초 오른손 슈터였던 이소희는 오른 어깨 부상 후 2년차부터 왼손으로 바꿔 나름 적응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선수 생명을 건 모험일 수 있겠지만 그만큼 자질이 뛰어나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하지만 박 감독은 이소희가 가진 능력에 비해 슈팅을 주저하는 모습을 본 후 다시 오른손으로 훈련을 시켰고, 이소희 스스로의 꾸준한 노력 끝에 다시 감각을 찾고 있다. 이소희는 "왼손으로 어느 정도 적응이 된데다, 다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스스로 못 믿었기에 훈련 시간에 살짝살짝 왼손으로 슛을 쏘기도 했다"고 웃으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의 스핀이 확실히 더 좋고 가벼워진 것 같다. 또 어깨와 팔이 계속 저렸지만 이를 이겨내니 예전보다 더 감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바뀐 포지션에 적응하는 방법, 특히 볼 없는 움직임에 대해 '꿀팁'을 많이 알려주신다. 또 (김)한별 언니는 기술적인 부분, (강)아정 언니는 멘탈적인 부분을 확실히 잡아주신다"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코트에서 더 열심히 뛰는 것이 이 분들께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이소희는 폭발적인 테크니션으로서의 플레이도 보여주고 있어 여자농구의 부흥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빠른 스피드와 특유의 성실함으로 수비적인 부분까지 보완한다면 예전 1m60대의 단신임에도 명품 스코어러로 이름을 날렸던 최경희 선배와 같은 최고의 슈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제자에 대한 무한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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